올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1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는 고령자 비중이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2030년에는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이 초고령사회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령자의 절반 정도만 본인의 노후를 준비 중이거나 준비가 돼 있었다. 고령자 10명 중 3명이 노후준비로 국민연금을 꼽았다. 66세 이상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은 44%로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9월 28일 발표한 ‘2020년 고령자 통계’ 주요 내용이다. 통계청은 2003년 이후 매년 노인의날(10.2)에 맞춰 고령자 관련 통계를 수집·정리해 ‘고령자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고령자통계는 ‘일하는 고령자의 생활과 의식’을 주제로 취업자와 비취업자의 생활과 의식을 집중 비교분석했다. 특히, 조사대상을 65세 이상으로 뭉뚱그리던 과거와 달리, 처음으로 전기고령자(65세~74세)와 후기고령자(75세이상)로 구분했다.
2030년, 세종시 제외 전국 모든 지역 초고령사회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812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했다. 고령인구 비중은 앞으로 계속 늘어 2025년(1051만1000명) 전체 인구의 20.3%에 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2060년에는 전체 인구의 43.9%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계됐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1.7명이다. 젊은이 22명이 100명의 노인을 부양하고 있다는 뜻.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노년부양비는 계속 늘어 2060년 91.4명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5가구 중 1가구(464만2000가구, 22.8%)에 달했다. 2047년에는 2가구 중 1가구(49.6%)가 고령자 가구가 될 전망이다. 고령자 가구 중에는 1인 가구(34.2%)로 가장 많았고, 부부(33.1%), 부부+미혼자녀(9.7%), 부·모+미혼자녀(5.5%) 순이었다. 고령화 정도를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이 17.9%, 남성이 13.5%로 여성의 고령 인구 비중이 남성보다 4.4%포인트 높았다.
60세 이상 고령자 순자산액 3억6804원
지난해 기준 가구주 연령이 60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액은 2018년보다 446만원 증가한 3억6804만원이었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7.2%로 가장 높았다. 고령자 가구 10가구 중 8가구(76.9%)는 본인 소유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가진 재산은 집 한 채가 전부이고, 당장 쓸 돈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2명 중 1명(48.6%)은 본인의 노후 준비가 됐거나 하고 있는 중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다소 늘어난 수치(9.6%포인트)다. 노후 준비 비중은 남성(60.9%)이 여성(39.3%)보다 훨씬 높았다.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31.1%)이 가장 높았다. 예금·적금·저축성보험(27.9%), 부동산 운용(14.6%), 기타 공적연금(13.0%), 사적연금(8.1%), 퇴직급여(4.7%)가 뒤를 이었다.
고령층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66세 이상 중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상대적 빈곤율은 2017년 44%, 2018년 43.4%다. 2017년 기준 미국(23.1%), 영국(15.3%), 독일(10.3%) 등 주요국 대비 월등히 높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은 32.9%로 전년(31.3%)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실업률은 전년(2.9%) 대비 0.3%포인트 오른 3.2%를 기록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공적연금 수급률은 매년 증가해서 지난해 전체 고령자의 절반이 조금 넘는 50.9%가 공적연금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5~79세 고령자의 월평균 연금수령액은 2018년보다 4만원 늘어난 평균 61만원이었다. 남성은 79만원, 여성 41만원으로 남성이 훨씬 많았다. 남성 10명 중 8명(78.2%)은 10만~100만원 구간에 있었지만, 여성은 반대로 10명 중 8명이 10만~50만원의 연금을 받았다.
65세 이상 일하는 고령자는 3명 중 1명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3명 중 1명(32.9%)은 일하고 있었다. 2018년(31.3%) 대비 1.6%포인트 올랐다. 고령자의 고용률은 전 연령대 고용률(63.3%)의 절반 수준이지만 2015년(30.4%) 이후 계속 상승 추세다.
산업별 취업자 비중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42.8%)가 가장 많고, 농림·어업(25.6%), 도소매·음식숙박업(14.6%) 순이다.
고령자들이 구직 활동을 포함해 일한 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28분으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65~69세 근로시간(일평균 2시간 17분)은 5년 전보다 14분 늘었고, 70~74세(1시간 25분)는 12분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고령자의 일하는 시간은 늘어나고 있지만 삶의 만족도와 성취감은 낮아졌다. 지난해 고령자 가운데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4명 중 1명(25%)에 불과했다. 2018년과 비교해 4.9%포인트 줄었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의 삶의 만족도는 전 연령대 평균(지난해 39.1%)에 비해 낮은데, 이 격차가 더 벌어졌다.
고령자 중 사회·경제적 성취에 만족하는 사람의 비중은 21.8%로 전년보다 3.5%포인트 줄었다. 전 연령대(28.3%)보다 6.5%포인트 더 낮다.
사회활동은 대체로 종교활동..자원봉사 참여율 6.5% 저조
사회단체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고령자 10명 중 4명은 종교단체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단체에 참여한 고령자 가운데 43.0%가 종교단체, 20.4%는 지역사회 모임에 참여했다. 자원봉사 참여율은 6.5%로 크게 늘지 않았다.
고령자들은 다른 계층에 비해 차별 문제가 크다는 인식이 높았다.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인권침해나 차별을 가장 많이 받는 집단이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13.1%로 조사됐다. 장애인(36.2%), 여성(16.4%), 이주민(14.7%)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고령자의 학대피해 경험률은 고령자 10만명당 68.2명으로 2017년(70.4명)을 정점으로 소폭 감소했다. 여성의 학대피해 경험률은 10만명당 90.6명으로, 남성의 학대피해 경험률(38.5명)보다 2.4배 이상 높았다. 80세 이상의 학대피해 경험률은 112.5명에 달했다.
고령자 가운데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경우, 갑자기 많은 돈을 빌려야 할 경우,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2년 전보다 조금 줄었다.
전반적인 인간관계에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44.6%, 2년 전보다 6.8%포인트 높았다.
인터넷 이용률, 60대는 10명 중 9명, 70대는 4명 수준
고령자의 인터넷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60대의 경우 2015년 59.6%에서 2018년 88.8%까지 늘었다. 70대 이상의 경우 2015년 17.9%에서 2018년 39.6%까지 증가했다.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하루에 1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는 60대가 88.6%, 70대이상 72.6%였다.
노인복지시설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12월말 현재 노인복지시설은 7만7382곳, 10곳 중 9곳(6만8013곳, 87.9%)은 여가복지시설이었다. 노인복지시설 가운데 경로당이 6만6286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노인요양시설, 노인복지관, 경로당, 주야간보호서비스 및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번 고령자통계를 분석한 결과, 공적연금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일하는 고령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만족도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