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정은조 기자] 노후희망유니온은 오는 10월 1일, 노인의 날에 종묘공원 앞에서 ‘제1회 무연고 사망 노인과 자살한 노인들을 위한 추모제’를 연다.
노후희망유니온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38.9%로 OECD 평균 13.5%의 3배에 가깝고, 독거노인수 167만명에 무연고 노인 사망이 1387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실태나 원인조사 조차도 하지 않고 있어 노인 무연고 사망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복지관이나 경로당 등 복지시설들이 문을 닫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노후희망유니온 측이 밝힌 하나의 사례는 우리나라 노인들의 팍팍한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J사는 노인용 배변 뒤처리 물티슈를 야심찬 상품으로 개발해 200원의 가격으로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결과는 재고만 쌓이는 실패였다. 이유를 분석해보니 상품은 좋은데 노인들에게 200원은 너무 비싼 가격대라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 J사는 실패를 거울삼아 유아용 배변 뒤처리 물티슈를 상품으로 만들어 200원에 판매했다. 결과는 역시 실패였다. 원인을 분석하니 귀한 아기에게 저렴한 제품을 믿고 사용할 수 없다는 엄마들의 선택이었다.
노후희망유니온 측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자신이 낳은 자식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사용하며 애지중지 키우지만, 자신을 낳아주고 진자리 마른자리 가르며 길러준 부모에게는 빈곤을 안겨주는 것이 오늘날의 세태”라고 꼬집었다.
노후희망유니온은 “누군가의 가족이며 부모였고, 친구였던 그들은 잊혀진 존재가 됐다”며, “무연고 사망 노인과 자살 노인들을 다시 기억함으로써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작은 메시지를 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노후희망유니온 전대석 사무총장은 “노인복지에 대한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자살율과 빈곤율로 나타난다”면서, “그동안 무연고 노인의 사망이나 자살 노인은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했고, 그들이 살아 있을 때도 누구도 기억해 주지 않았으며, 죽을 때도, 그리고 사후에도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영혼마저 잊혀진 존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