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이운성 기자] 많은 시니어들이 첨단 디지털 기기 활용에 두려움을 갖는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는 일의 형태를 단순화시키고 힘보다는 기기 사용 능력을 중시한다. 이러한 변화는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편의점은 그동안 청장년층의 대표적인 일자리였다. 그러나 이제 편의점은 더 이상 젊은층만의 일자리가 아니다. 디지털 기기의 도움을 받아 업무 처리가 단순화되고 체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편의점 일 처리는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일자리가 되고 있다.
‘GS25 주엽한사랑점’이란 시니어 동행 편의점이 있다. 이 편의점은 ‘고양시니어클럽’이 운영하고 있다. 고양시니어클럽은 고양시의 지원을 받아 2개의 시니어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주엽한사랑점은 그 중 2호점이다.
이 편의점에는 14명의 시니어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 1명이 하루 6시간씩 일주일에 이틀간 일한다. 교육을 마치고 적응 기간 1~2개월을 거치면 어렵지 않게 일 처리가 가능하다. 시니어라고 특별히 업무 적응 기간이 더 필요하지는 않다.
운영 초기, 낮에는 시니어, 야간엔 청장년으로 역할을 나눠 근무를 했다. 지금은 24시간 시니어들로만 운영한다. 다만, 야근 근무는 남성 시니어가 담당하고 있다.
고양시니어클럽의 진영민 매니저는 “시니어 직원들이 편의점 업무에 적응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책임감이 커서 갑작스런 결근이나 사직이 없어 안정적으로 운영 가능한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방문 중에도 많은 방문객이 있었다. 100여 종이 훨씬 넘는 담배 주문부터 손님이 직접 계산대에 가져와 결제하는 물건까지 다양한 요구가 발생한다. 시니어 직원은 어색하지 않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능숙하게 주문을 처리했다.
월요일과 화요일 오전에 근무를 하는 조영순(68) 씨는 “일을 하니 건강도 좋아지고 손주들 용돈도 줄 수 있어 만족한다. 편의점이라는 곳이 젊은이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어서 같이 몸도 마음도 젊어지고 있다”며 “근무일인 월요일과 화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시니어들은 무인주문기 ‘키오스크’나 첨단 디지털 기기가 어렵고 불편하다면서 거부감을 갖기 마련이다. 키오스크에 친숙하지 못하면 카페에서 간단한 커피 한 잔을 주문하기도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두려움보다는 적극적으로 적응해 나가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과거에는 시니어 일자리가 주로 거리청소 등 공공근로사업 위주였다. 이제 첨단 디지털 기기가 시니어 일자리 기회를 서비스업으로 넓혀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