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주지영 기자] ‘주택연출’(Home Staging)은 주택판매 희망자의 집을 세부장식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 뒤 객관화해서 잠재적 구매자들에게 해당 주택에 산다는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모델홈’을 제공하는 것이다. 주택연출 방법에는 가구 재배치, 벽 페인팅, 가구나 기타 물건 등 정리, 식물이나 꽃을 사용해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등이 있다. 한마디로, 주택 매수자가 집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전문 인테리어.
1970년대 밥 슈바르츠(Barb Schwarz)라는 실내장식가가 부동산 중개인으로 전직하면서 집주인들이 좀 더 쉽게 집을 팔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주택연출이다. 미국에서는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이 먼저 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매매주택연출가’(Home Stager)에게 연락해 팔고자 하는 집을 ‘연출’하는 것이다. 매매주택연출가는 집을 쉽게 팔 수 있도록 인테리어는 물론 익스테리어 측면에서 컨설팅하고 관련 연출작업을 한다.
주택경기 악화로 주택매매가 어려워지거나 집주인이 높은 가격에 최대한 빨리 집을 처분하기 원하는 경우 매매주택연출가를 찾게 된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연출하지 않은 집에 비해 연출한 집이 빨리 매매되고, 집값을 최소 3%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홈스테이징은 부동산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비즈니스가 됐다.
우리나라도 최근 주택거래가 쉽지 않아 매매가 원활하도록 주택연출을 돕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매매 촉진 위한 연출작업
매매주택연출가는 주택 매도를 희망하는 사람의 집을 방문, 자신이 수행했던 주택연출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면서 연출 전과 연출 후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그런 다음 연출 일정이나 비용 등을 상세하게 논의해 결정한다. 이를 위해 매도 희망자의 주택을 철저히 관찰·평가하고, 각 공간을 측정하면서 모든 방과 공간의 사진을 다각도로 촬영한다. 이어 주택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기능을 분석하고, 평면계획 등 제안 요소에 대한 아이디어 보고서를 작성해 집주인과 논의한다.
집주인과 많은 논의를 거쳐 거울을 놓아 방을 크게 보이게 하거나, 좀 더 편안한 느낌으로 바꾸기도 하고, 현관문의 컬러를 바꿔 좀 더 멋지게 보이게 하기도 한다. 필요한 경우 주택연출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입하기 위해 쇼핑하는 경우는 있지만, 청소나 불필요한 물건포장 등의 업무는 하지 않는다.
또한, 내부 공간에 개인적 아이템이 너무 많으면 매수 희망자에게 주택이 어수선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정리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집을 넓어 보이게 하거나 향상된 모습이 연출되도록 가구를 재배치한다. 가구가 너무 많으면 가구를 임시 보관할 수 있는 곳을 임대하도록 제안한다. 새집이거나 빈집인 경우에는 주택 스타일에 맞거나 좀 더 살기 좋아 보이도록 임대가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주택 매수자가 자신의 집기를 들여놓은 경우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연출을 시도한다.
매매주택연출가는 일반 주택의 연출 외에도 상업용 사무실을 연출하기도 하고, 계절별로 연출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전문교육 이후 자영업 형태 창업
미국의 경우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수십여 개 업체가 영업 중에 있다. 대부분의 주택매매연출가는 자영업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부는 인테리어디자이너나 부동산중개인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상당수는 상용직으로 근무하지만, 일부는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기도 한다.
홈스테이징 비용은 주택의 면적과 방의 개수에 따라 500~5000달러(60만~6000만원)로 다양하고, 평균적으로는 시간당 75달러(9만원)인데, 자영업 형태이기 때문에 수입은 매우 유동적이다.
정규교육이나 훈련과정을 꼭 수강해야만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이나 인테리어와 관련한 전문지식 없이는 입직이 어려울 수 있다. 대학의 인테리어 데코레이팅 학과를 졸업하거나, 매매주택연출 전문훈련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도 있다. 교육과정을 통해 주택연출방법, 사업, 가격, 마케팅, 입찰 등을 배울 수 있고, 마스터과정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주택연출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경영, 회계, 마케팅 및 기타 사업 관련 교육을 추가적으로 받으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 홈스테이징, 걸음마 단계
우리나라의 경우 자신의 집을 꾸미기 위한 인테리어산업은 활성화돼 있지만, 주택매매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홈스테이징은 걸음마 단계다.
몇몇 홈인테리어 및 홈데코레이션 업체가 홈스테이징까지 비즈니스 확장을 시도해 일부 고객으로부터 주택연출을 의뢰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정도다. 매매주택연출가라 할 수 있는 경우도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산업디자인, 건축학 등을 전공해 기존 인테리어 업무와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 업체는 자신의 집을 손수 꾸미거나 홈데코레이션 창업을 꿈꾸는 30~4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5일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최근 아파트값의 고공행진으로 주택매매 또는 전세임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홈스테이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새로운 비즈니스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일자리창출과 향후 시장형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홈스테이징 수요창출을 위한 홍보와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창업 아이템을 찾는 예비창업자들, 특히 경력단절 주부를 대상으로 교육훈련 과정을 개설해 관련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출처 : 한국고용정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