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진문=주지영 기자] 저출산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젊은 부부들에게는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교육 기회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임신 및 출산 여성을 대상으로 출산계획부터 출산교육, 임산부영양, 스트레스관리, 육아용품소개, 육아용품쇼핑, 육아교육, 신생아관리, 산후상담, 출생신고 등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새로운 직업이 베이비플래너다. 이들은 임신부터 출산 후까지 모든 기간에 걸쳐 임신부, 가족과 함께 지내거나 몇 차례의 만남을 통해 출산계획을 돕고 출산 이후 안내를 돕는 일을 한다.

임신, 출산, 육아, 교육 등에 대한 조언과 정보는 임신과 출산을 앞두고 있는 여성과 예비부부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핵가족화, 개인화, 그리고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젊은 부부들이 이러한 교육 기회는 턱없이 부족하다. 인터넷을 통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가 많아 피해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베이비플래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2006년 미국에 처음 나타났다.

베이비플래너는 업무로 바쁘거나 임신, 출산, 육아 등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 그리고 관련비용 절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며, 특히 싱글맘이나 건강이 좋지 않아 활동이 어려운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는 직업이다.

출산계획 돕고 출산 이후 안내

베이비플래너는 결혼 전후 여성을 위한 컨설턴트로, 임신 및 출산여성을 대상으로 임신, 출산, 교육, 제품, 서비스에 대한 정보와 조언 등을 제공한다. 출산계획부터 출산교육, 수면컨설팅, 임산부영양, 스트레스관리, 육아용품·보육기관 소개, 육아용품쇼핑, 육아교육, 신생아관리, 산후상담, 산모 개인 피트니스 정보, 출생신고 등을 수행한다. 특히 아기용품의 구매와 관련된 정보는 베이비플래너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다. 아기용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상담한다.

이들은 임신부터 출산 전까지 임신부, 가족과 함께 생활하거나 몇 차례의 만남을 통해 출산계획을 돕고 출산 이후 안내를 돕는다. 다만, 의료관련 자격이 없는 베이비플래너는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해 의료적 견해, 치료, 검진 또는 진단과 관련된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

해외, 관련협회·민간자격제도 운영

베이비플래너는 미국에서 2006년 생겨난 직업이다. 저출산과 맞벌이부부의 증가에 따라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제력을 갖춘 주부 사업가를 의미하는 맘프러너(Mompreneur, 엄마와 기업가를 합친 단어) 비즈니스와 연계한 관련 사이트가 활발히 운영 중이다.

베이비 관련 협회(maternityinstitute.com)가 결성돼 있으며, 이곳에서는 관련 교육 프로그램과 민간자격제도(Baby Planner Certification)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은 신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법을 비롯해 웹사이트 디자인, 소비자의 욕구 파악 방법 등에 대해 교육한다. 또한, 베이비플래너로서 갖춰야 할 산모영양, 신생아 돌봄 등에 대한 교육도 제공한다.

영국, 홍콩, 페루 등에서도 베이비 플래닝과 관련된 서비스 사이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나라에서 직업인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베이비플래너가 되기 위한 특별한 자격은 없다. 그러나 출산이나 육아경험이 있는 여성이 적임자다. 또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편향적이지 않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항상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된 기관과 자주 접촉해야 한다. 특히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필요한 내용을 설명하는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다. 이들은 주로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국내, 무료 시범 서비스 제공 단계

해외에서는 유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전문적으로 베이비플래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드물다. 그러나 한국베이비플래너협회를 통해 국내에서도 베이비 플래너 시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협회에서 활동하는 베이비플래너는 임신 및 출산여성에게 임신, 출산, 육아, 교육 등에 관련된 정보와 혜택 등을 제공, 안내한다. 임신한 순간부터 출산, 육아, 보육까지 6~7년 간 부모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서비스를 제공한지 1년에 불과해 아직까지는 시범서비스로 제공되며 무료다. 현재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전일제근무자는 50여명이며 나머지는 장기적으로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월 100만원 안팎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출산경험이 있는 28세 이상~40세 이하 여성들이다.

이들은 베이비플래너 입문과정인 베이비플래너 기초교육과 베이비플래너 실전에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하면서 역량을 강화한다.

한편, 공공에서는 보건소를 통해 부분적으로 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해 다양한 교육과 정보 등이 제공되고 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전반적 이해, 임산부 태교, 임산부 체조·요가, 분만 과정과 분만 호흡법, 분만 통증 경감법, 모유수유 방법 및 중요성, 임산부와 영유아 영양교육, 산후회복 과정과 산후조리, 아기마사지, 아기목욕방법, 이유식 교실 등 신생아 관리, 영·유아 응급처치 요령, 아빠와 함께하는 태교와 분만 등이 교육 내용이다.

임신·출산·육아 등에 대한 강의는 ‘출산준비교육전문가’라는 강사에 의해 이뤄지는데, 대부분 대학의 보건학 교수, 조산사, 간호사, 국제모유수유전문가(IBCLC) 등의 전문가들이다.

조산사자격증은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의료기관에서 1년 과정의 조산 수습과정을 마치고 조산사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취득할 수 있다.

국제모유수유전문가(IBCLC) 자격증은 모유수유 분야에 일정기간 경험과 지식을 가진 의료인(의사, 한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만 인정받을 수 있다. 국제모유수유전문가시험원(IBLCE)이 인정하는 모유수유와 관련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시행되는 시험에 합격한 의료인에게 주어진다. 합격 후 5년 동안 지속적으로 교육 받아야 하며, 10년이 지나면 재시험을 통해 자격을 인정받아야 한다.

현행 보건소가 제공하는 정보와 교육은 보통 주, 월, 분기 단위로 제공되고 있어 수시로 정보를 얻으려는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보통 주1회, 연간 3~6회 정도로 제공되는 정보와 교육의 양을 고려해 볼 때 확대가 필요하다.

재정지원·육성방안 마련돼야

범정부 차원에서 결혼 전 생식 건강관리부터 임신·출산 및 초기 육아 등 모든 과정에 필수적인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체계적인 상담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출산을 장려하고 출산친화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저출산 극복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보건소 등에 베이비플래너를 배치하는 재정지원사업 신설이 필요하다. 출산 전후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가 필요한 여성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제공돼야 한다. 특히 싱글맘이나 외부활동이 제한된 여성, 그리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주여성을 비롯해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정보를 일상적으로 제공하는 베이비플래너를 보건소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분야는 간호, 의료 등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므로 간호사 등 전문인력을 베이비플래너로 배치할 경우 유휴 간호사의 재취업을 이끌어 내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 베이비플래너 산업의 육성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베이비 플래닝 서비스 산업은 민간영역에서도 충분히 성장 가능하다. 이러한 산업이 시장에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베이비플래너에 대한 국민적 인식 증대와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이들 직업과 산업에 대한 홍보와 더불어 기반조성을 위해 정부가 지원할 사항이 무엇인지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