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임영근 기자]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가상자산으로 전환된 경우 가상자산거래소는 즉시 범인의 계정을 정지하고 피해자 구제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또 가상자산을 다른곳으로 전송할때 일정 기간 전송을 제한하는 숙려기간을 도입한다.

‘통장 협박’이란 변칙 보이스피싱에 대한 구제 절차도 마련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2차 금융분야 보이스피싱 대응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먼저 가상자산거래소에 보이스피싱법을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범인은 금융회사 계좌로 피해금을 받은 후 이를 가상자산으로 구매해 현금화한다.

이에따라 가상자산거래소는 보이스피싱 발생 시 즉시 범인 계정을 지급정지하고 피해자 구제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지급정지 이후 금감원은 법인의 채권 소멸 절차를 밟고 이를 바탕으로 피해금 환급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인 가상자산 피해금을 쉽게 현금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가상자산을 전자지갑으로 전송할 때 일정기간 가상자산 전송을 제한하는 숙려기간을 도입해 일정 기간 피해금이 보존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나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할 경우 일정한 제한을 두기로 했다.

해외거래소 전송시 국내거래소는 협약을 맺은 해외거래소에 한해 본인이 만든 전자지갑으로만 송부할 수 있게 된다.

개인이 생성한 전자지갑으로 출금할때도 본인이 직접 생성한 전자지갑에 한해 출금을 가능하다.

이와 관련 금융보안원이 오는 7월 가상자산거래소의 본인 확인 관련 취약점을 점검하고 하반기에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간편 송금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확대와 관련한 대책도 마련된다.

현재는 피해자가 간편송금 사업자로부터 ‘송금 확인증’을 받아 범인 계좌를 확인하는 데 2~3일가량이 소요된다. 간편송금은 은행 계좌 정보 없이 상대방 아이디, 전화번호 등만으로도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보이스피싱 신고 시 간편송금 사업자가 금융회사에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해 피해금이 어느 은행으로 갔는지 신속히 알 수 있게 했다.

‘통장 협박’이라 불리는 변칙 보이스피싱에 대한 구제 절차도 마련한다.

장 협박은 온라인상 계좌 번호 등이 공개된 자영업자에게 소액을 입금한 뒤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금융회사에 신고해 계좌를 묶어버리는 방식이다. 범인들은 지급정지 해제를 미끼로 자영업자에게 돈을 요구한다.

피해 자영업자는 피해금 반환이 마무리되는 약 3개월 동안 영업에 큰 지장을 겪게 된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명의인 정보, 거래 내역, 합의금 요구 증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통장 협박 피해 계좌라고 판단될 경우 지급정지를 일부 해제할 수 있도록 보이스피싱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회사 보이스피싱 대응 체계도 강화된다.

일부 은행에서 업무시간 이외 시간에 시스템상 피해 의심 거래가 탐지됐음에도 지급정지를 하지 않아 피해가 확대된 사례가 발생한 것과 관련 24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보이스피싱 주요 발생 시간대인 주중 오전 9시∼오후 8시까지는 모니터링 직원이 대응하고, 그 외 시간에는 피해 의심 거래 탐지 시 즉시 지급정지 등 자동 임시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오는 4월 중 의원 입법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은행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내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