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

대한민국 창직 싱크탱크, 한국창직협회 이정원 회장을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창직의 ‘대단한’ 힘을 몸소 체험한 그는 창직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한국창직협회를 설립했습니다. 2014년 4월 1일이었습니다. 그의 뜻을 받아들여 고용노동부도 사단법인으로 승인했습니다. 창직협회는 창직 활성화와 보급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창직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자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교육사업을 통해 창직전문가도 양성하고 있습니다. 이정원 회장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

Q. 창직이란 무엇인가?

A. 창직은 새로운 직업, 직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스스로, 자기주도적으로, 적성과 역량, 재능에 맞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새로운 직무를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 창직이다. 본인이 새로운 아이디를 통해 직무를 만들어내고, 그 직업을 보급하는 활동까지 포함한다.

창직은 창업과는 다른 개념이다. 바리스타가 카페를 차리는 것은 창직이 아니다. 반면, 바리스타란 전문가를 교육, 양성하는 것이 창직이다. 정부도 사회적기업까지 포함한 활동으로 매우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창직을 통한 개인적 성취와 만족도 중요하지만, 시장에 보급됐을 경우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창직가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기여란 의식을 가져야 한다. 많은 분들이 창직에 대해 단순히 자신의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해 노동시장에 보급하는 활동을 포함하는 것이 창직이다.

Q. 창직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A. 순전히 개인사 때문이었다. 사회생활을 29살에 시작했다. 당시 성격도 소심했고, 무기력한 청년이었다.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었고, 남들이 1시간 할 일을 대여섯 시간 투자해야 했다.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해도 안 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직장을 갖고 결혼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을 잘 하는가, 고민하다 미술과 예술, 특히 영상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당시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막연히 인터넷과 영상을 결합한 그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야 흔한 기술이지만 당시엔 전문가가 없었다. 새로운 분야, 미래에 대한 전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인터넷 전문가 과정과 방송아카데미 6개월 과정을 수료했다. 1년을 투자해 열심히 공부했다. 1999년 KBS와 한국통신(KT)이 손을 잡고 세계최초 인터넷 방송사를 설립했다. 인터넷 PD 모집광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거짓말처럼 합격했다.

잠만 자던 아들이 KBS에 입사했다고 하니 부모님도 믿지 않으셨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신나게 했더니 1등이 되더라. 휴대폰으로 TV를 보는 지상파 DMB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를 냈다. 이후 iMBC 수석팀장에 이어 30대 초중반에 대기업 임원, 공공기관 본부장까지 역임했다. 창업의 힘은 대단했다. 청년들에게 창직의 세계를 알려주고 싶었다.

Q. 창직협회 업무는 언제 시작했나?

A.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4년전부터 창직을 보급하는 일에 나섰다. 봉사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과 창직에 대해 공유하고 싶었다.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길 기대하며 창직교육을 시작했다. 하지만 창직이란 키워드에 대해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창직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확립하고 알리자는 취지로 2014년 4월 1일 한국창직협회를 설립했고, 그해 10월 2일에는 고용노동부 인가 사단법인으로 승격됐다. 창직 표준화를 비롯해 관련 연구 및 개발, 교육, 정책개발, 인증, 전문가양성, 세미나, 박람회 등 창직 활성화와 보급을 위한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Q. 어떤 이들이 주요 창직 대상인가?

A. 누구든 창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중장년, 시니어, 제대군인, 제소자 등 창직이 필요한 여러 곳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 협회도 일자리 취약계층,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자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창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는 일이다.

창직협회도 창직에 대한 사회적 수요에 따라 창직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설립했다. 스스로 직업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창직이다. 그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돕고 있다. 특히, 기업에 기업가정신이 있듯 창직자에게 필요한 창직가 정신을 강조한다. 7가지 기준을 부여해 창직가 정신도 만들었다.

Q. 창직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는데?

A. 협회가 설립되니 많은 분들이 창직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문의한다. 그래서 창직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30가지 커리큘럼으로 ‘창직지도사’ 과정을 만들었다. 수요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다. 창직지도사는 창직을 희망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 지도를 한다. 현재까지 30여명이 배출돼 활동하고 있다.

‘창직진로지도사’ 과정도 있다. 내년부터 자율학교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창직이 보급된다. 목적과 취지가 좋다. 앞으로 5년, 10년 뒤에는 사라질 직업들이 많다. 아이들이 현재 직업을 보고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는 미래 직업을 탐색하고 발굴하는 창조적 활동이 필요하다. 진로활동과도 매칭된다. 미래의 트렌드를 꼼꼼히 체크해 주고 창직의 원리를 알려주면 아이들은 금새 자신의 직업을 찾아낸다. 창의력 발달에도 좋다. 미래 자신의 직업을 탐색하면서 창의력 개선과 인성, 태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수요를 확인하고 최근 아이들을 대상으로 창직을 교육하는 ‘창직진로지도사’ 과정을 개설했다.

Q. 중장년의 창직, 무엇이 중요한가?

A. 예를 들어보자. 최근 제주시에서 10시간에 걸쳐 창직 교육을 진행했다.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50여명이 참석했다. 간단한 교육만 진행했을 뿐인데 대여섯 개의 현실 가능한 직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제주도에서 살기 위해 뭍에서 온 사람들을 돕는 제주이주컨설턴트, 제주올레길 탐방을 돕는 제주올레드라이버, 태교여행을 위해 제주를 찾는 가족을 돕는 제주태교여행플래너 등이었다.

이처럼 현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아이디어를 내는 분들은 중장년 교육생들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직무수행 능력 안에서 현실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매우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중장년층을 지며보면서 상당한 교육 효과를 느꼈다. 체계적인 교육만 받는다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실제로 창직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들이 중장년층이다.

Q. 창직 위한 실질적인 행동요령은?

A. 우선 도전해야 한다. 창직은 직업에 대한 절박함이 덜 할 때 도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신의 역량도 키워야 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중장년층 이․전직 시장에서도 창직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창직은 직업을 만들기도 하지만 직무도 만든다. 기업이 원하는 직무를 만들어내야 한다. 회사원의 개인적인 업무를 대신해 업무능률을 향상시키는 기업컨시어지도 수요가 있어 창직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도시농업전문가’를 만났다. 도시농업 분야에서만 70가지의 직업이 나왔다.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하되, 제대로 된 도전을 권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창직이다.

* 이 기사는 2015년 7월 17일 작성되었고, 재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