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장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61명이 발의한 ‘대한노인회법안’ 입법반대 요구가 입법 형평성을 촉구하는 사회운동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48개 시민사회단체·사회복지단체·종교계·학술단체 등이 지난 3월 21일 ‘대한노인회법안 반대 연대모임’을 구성하고 대한노인회법안 철회를 강력 저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21개 학술단체가 ‘대한노인회법안 반대를 위한 학술단체 네트워크'(학술단체 네트워크)를 통해 입법반대에 동참하고 나섰다.
총선이 바짝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미 ‘대한노인회 표’와는 견줄 수도 없이 불어난 거대한 유권자집단이 낙선운동까지 예고하며 대한노인회법안 입법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대한노인회를 제외한 모든 단체들이 ‘대한노인회법안’ 입법을 강하게 반대하면서 국회 안팎에선 보건복지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등 21개 학술단체들로 구성된 ‘대한노인회법안 반대를 위한 학술단체 네트워크'(이하 학술단체 네트워크)는 4월 24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등 61명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대한노인회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로써 공식적으로 대한노인회법안 입법에 반대하는 단체는 70여개를 넘어섰다.
특히, 이들 단체는 공통적으로 대한노인회법안 내용과 더불어 정관상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결성된 일개 사단법인을 특수법인으로 만들어 주려는 입법 형평성 훼손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한노인회법안’ 입법 철회 요구가 국회 입법문화 개혁을 요구하는 사회운동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학술단체 네트워크가 대한노인회법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5가지다.
▲’대한노인회법’이라는 특별법에 기초한 특수법인 승격은 다른 공익적인 단체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
▲현재도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고 있는데 더 나아가 운영에 필요한 경비 일체를 국가 및 지자체가 지원하도록 하려는 것,
▲대한노인회 시도 및 시군구 지회에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를 설치하도록 하려는 것은 현재의 노인복지전달체계를 부정하고 노인복지 예산의 중복을 불러오는 것,
▲국가 및 지자체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으면서도 각종 수익사업을 통해 영리를 취하려는 이중적인 시도라는 것,
▲재향군인회, 경우회, 자유총연맹 등은 목숨을 바쳐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 경찰 등을 위한 기구로 법정단체로 지정될 만한 국민적 공감을 받고 있으나 대한노인회의 경우 공감대의 형성 없이 입법을 서두르는 것은 총선을 위한 선심성 입법의 악례라는 것 등이다.
학술단체 네트워크는 “법안의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하며, 특정집단에게 부적절한 혜택을 주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시도는 단호히 차단되어야 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학술단체 네트워크 성명서 전문.
‘대한노인회법안 반대를 위한 학술단체 네트워크’ 성명서
‘대한노인회법안’철회를 촉구한다.
지난 3월 8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61명이 대한노인회법안을 발의하였다. 우리 ‘대한노인회법안 반대를 위한 학술단체 네트워크’는 본 법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강력히 반대 입장을 밝힌다.
첫째, 현재 사단법인인 대한노인회를 『대한노인회법』이라는 특별법에 기초한 특수법인으로 승격하려는 것이다(제2조). 이는 다른 노인단체는 물론이고 다른 공익적인 단체들과도 형평성이 맞지 않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다.
둘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대한노인회의 운영비 및 임원들의 활동비 등을 지원하도록 하려는 것이다(제18조). 현재도 대한노인회는 2011년 제정된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국유·공유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수익하고 있고, 조세 감면 등 각종 특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더 나아가 운영에 필요한 경비 일체를 국가 및 지자체가 지원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셋째, 대한노인회 시도 및 시군구 지회에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를 설치하도록 하려는 것이다(제16조).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는 현행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노인여가복지시설인 노인복지관, 노인교실, 경로당과는 별개의 새로운 시설로서 『대한노인회법』에서는 대통령령에 의해 대한노인회 각급지회에 설치하도록 규정하려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노인복지전달체계를 부정하고 노인복지 예산의 중복을 불러오는 것이다.
넷째, 정부 지원에 더하여 노인복지시설 운영, 교육ㆍ홍보 및 신문ㆍ방송ㆍ출판, 체육시설 운영, 장의업ㆍ상조업ㆍ관광업 및 추모공원조성운영 등의 각종 수익사업 참여까지 명문화하고 있다(제24조). 이는 공익을 전제로 국가 및 지자체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전국 6만7천여개에 달하는 경로당 회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수익사업을 통해 영리를 취하려는 이중적인 시도이다. 특히 대한노인회는 그간 부적절한 업무 수행과 불투명한 회계처리, 복지기관 등에 대한 갑질 논란 등 여러 가지 문제의 중심에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우려가 더욱 크다.
다섯째, 이 법안은 2년 전 발의되었던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의 법안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으로 당시에도 우리 학술단체들과 노인 및 사회복지 관련 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였다. 그런데, 또다시 유사 법안을 제안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재향군인회, 경우회, 자유총연맹 등은 목숨을 바쳐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 경찰 등을 위한 기구로서 법정단체로 지정될 만한 국민적 공감을 받고 있으나 대한노인회의 경우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인적 구성과 인선 과정, 예산 사용, 집행 절차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공감대의 형성 없이 입법을 서두르는 것은 총선을 위한 선심성 입법의 악례로서, 국회와 대한노인회 양측에 분명히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을 경계하는 바이다.
우리‘대한노인회법안 반대를 위한 학술단체 네트워크’는 법안의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한다. 특정집단에게 부적절한 혜택을 주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시도는 단호히 차단되어야 함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3. 4. 24.
대한노인회법안 반대를 위한 학술단체 네트워크
(사)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한국노년학회, 한국노화학회, 대한노인병학회, 대한노인정신의학회, 한국노인간호학회, 한국장기요양학회), 선배시민학회,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한국노년교육학회, 한국노인복지학회, 한국노인복지실천연구회, 한국사회보장학회,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한국사회복지실천연구학회,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 한국사회정책학회, 한국아동복지학회, 한국장애인복지학회,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 한국지역사회복지학회(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