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활용 집에서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보건소 갈 필요 없다

정부가 고령화에 대응해 재택의료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추진키로 한 가운데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보건소를 가지 않고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건강관리를 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보건소 건강관리서비스는 주로 보건소 직원과 어르신이 직접 만나 건강상태 확인, 문진 등을 수행하는 대면 위주였으나, 비대면 시범사업은 불필요한 방문 횟수를 줄이고, 건강측정기기, 스마트폰 등을 통해 보건소와 건강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비대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는, 어르신들이 혈압계나 혈당계 등 건강측정기기를 직접 활용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고, 보건소는 건강관리 전문가로서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시스템으로 실시간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어르신과 소통을 통해 올바른 건강습관을 갖도록 유도,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체계적 관리 위해 사전에 건강상태 점검

비대면 서비스지만 등록하기 위해 한 차례 대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사전에 건강 상태를 점검해 건강군을 분류해야 한다. 이후 블루투스 기반의 건강 측정 기기를 지원하고 휴대전화로 건강관리를 상담하기 때문에 기기 사용법도 알아야 한다.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소통해야 하므로 스마트폰을 보유한 어르신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어르신 건강관리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65세 이상 어르신(제한 범위 내에서 60~64세도 신청 가능)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방문보건팀 직원에게 현재 건강 상태를 점검받고 휴대전화와 건강 측정 기기를 연동해 ‘오늘건강’ 앱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어르신에게 나눠주는 건강 측정 기기와 휴대전화 연동, 앱 설치 등은 보건소 직원이 도와줘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건강 측정 기기는 손목에 차는 스마트밴드(활동량계)를 비롯해 자동혈압계, 혈당 측정기, 체중계 등이다. 스스로 건강관리가 힘든 독거노인의 경우 외로움을 덜어주고 보호자와 비상연락이 가능하도록 인공지능 스피커도 제공한다.

먼저 이름과 주민번호 등을 등록한 뒤 간단히 건강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신장과 몸무게를 입력한 뒤 손의 악력과 평형성을 측정한다. 악력은 디지털 악력 측정기로 오른손과 왼손 두 차례 측정해 최고값을 적는다. 평형성은 눈을 감고 한발로 서 있는 시간을 측정한다.

혈당과 혈압을 재고 식습관도 확인한다. 고기, 생선, 채소, 콩류, 유제품 등을 일주일에 얼마나 섭취하는지 알아보는데 주 5일 이상 먹은 것을 기준으로 한다. 평소 운동량과 심근경색·관절염 등 지병의 유무를 확인하고 의자에서 일어나 3m 거리를 두 차례 왕복한 뒤 다시 의자에 앉는 시험도 받는다.

인지능력 측정은 세 단어를 제시하고 몇 분 뒤 확인하는 방법, 시계의 12개 숫자와 시침, 분침을 그려 시간을 표시하는 시험도 있다.

“어르신 대부분 기기 사용법 금방 적응”

모든 사전 점검이 끝난 뒤 측정값을 점수화해 건강군 판정을 받는다. 건강상태에 따라 건강-전허약-허약 등 3개의 군으로 분류된다. 이 분류는 향후 보건소에서 제시하는 과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르신들에게는 건강 유지와 증진을 위해 몇 가지 과제가 주어진다. 제때 약 먹기, 매일 걷기, 매일 외출하기, 매일 혈압 측정하기, 규칙적으로 혈당 측정하기, 매일 세끼 챙겨먹기, 매일 물 충분히 마시기, 몸무게 측정하기 등이 있다. 개인에 따라서는 하루 30분 걷기, 하루 1만보 걷기, 하루 물 8잔 마시기 등으로 구체화된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혈당계·혈압계 등 건강 측정 기기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하고, ‘오늘건강’ 앱도 활성화해야 한다. 하지만, 보건당국에 따르면, 기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납하는 어르신들도 있지만 대부분 금방 적응한다.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의외로 간단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혈압과 혈당, 체중 등은 어르신 본인이 측정해야 하지만 따로 수치를 적지 않아도 ‘오늘건강’ 앱에 들어가 확인 버튼만 눌러주면 스마트밴드와 연결돼 수치가 보건소로 자동으로 전송된다. 앱 설정에 들어가 그날의 과제가 뜨면 완료 버튼을 누르면 된다. 보건소에는 건강 관련 정보만 전송될 뿐 개인의 위치 정보는 노출되지 않는다.

어르신들 건강 관심 많아지며 만족도 높아

스마트밴드는 아침 기상과 함께 착용하고 저녁에 잠들기 전에 충전해야 한다. 스마트밴드는 건강 측정 기기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건강 관련 수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준보다 혈당이 떨어질 경우 조치할 수 있도록 알람을 설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 일반 메시지와도 연계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는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보건소가 제시하는 과제들이 어르신들의 승부욕을 자극해 더욱 열심히 운동하는 사례도 많다. 주간 보고에서 일주일 평균 수치를 확인할 수 있고, 보건소는 과제 수행 점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자신이 먹은 음식이나 운동량에 따라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고 꾸준히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개발한 인공지능·사물인터넷을 이용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해진 어르신 건강관리를 해소하기 위해 출시됐다. 2020년 11월부터 전국 24개 보건소에서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 3월 현재 어르신 1만1691명이 디지털 기기와 자동알림 서비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 안에 전국 80개 보건소로 사업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 지역(24곳)]

▲서울(3곳) △노원구 △마포구 △송파구 ▲광주(3곳) △광산구 △남구 △서구 ▲경기(7곳) △광주시 △시흥시 △여주시 △용인시 기흥구 △평택시 송탄 △평택시 평택 △화성시 ▲강원(2곳) △춘천시 △평창군 ▲전북(4곳) △김제시 △순창군 △익산시 △전주시 ▲전남(3곳) △순천시 △신안군 △여수시 ▲경북(1곳) △군위군 ▲경남(1곳) △사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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