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정은조 기자] 플라스틱 오염이 21세기 가장 큰 환경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친환경을 주제로 한 대규모 행사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미국 한 연구팀에 따르면, 플라스틱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래 생산된 총량이 무려 83억 톤에 이른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2만5000개를 합한 무게에 해당한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매년 늘어나는 플라스틱 사용량으로 지구는 말 그대로 플라스틱으로 뒤덮이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재활용이 절실하다. 가장 쉽게 실천하는 방법은 가정에서 배출할 때 무색패트병(생수, 음료수병 중 색깔이 없는 흰색 패트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라벨을 떼어 찌그러트린 후 두껑을 닫아 배출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고급 옷감용 원사 등 고품질 재생품이 가능하다.
반면, 다른 플라스틱제품과 혼합하거나 라벨이 붙어 있는 경우 추가 공정이 더해지고, 작업복용 옷감 등 저품질 재생품이 된다. 시민들이 정부나 환경단체가 추진하는 저탄소, 친환경 정책을 잘 파악하고 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2022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이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한 전시회로, 관련 기업 158개사가 참가했다.
이번 전시회는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는 기술과 제품이 소개됐다. △녹색인프라(친환경 에너지·건축) △녹색소비(녹색제품·유통∙서비스) △ESG·환경산업(ESG경영·환경산업) 등 총 3개 전시관으로 구성돼 국내 친환경 산업과 녹색소비 트렌드를 한 자리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강조되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제적 수익성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환경적 위험요소를 고려해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는 경영활동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탄소중립, 녹색경제 전환, 환경 정책이 새롭게 추진되고 있다. 이 전시회는 녹색산업기술에 기반한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경제 생태계 조성이 급증함에 따라, 정부·기업 정책과 기술, 대내외 이미지 제고를 통한 녹색경제와 ESG를 포괄하는 행사였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 중 ‘팜한농’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광분해 완효성비료(緩效性肥料,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비료)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광분해 완효성비료는 비료 성분이 서서히 용출돼 시비 효과도 천천히 나타나면서 오랫동안 지속된다. 일반 비료 대비 3분의 1의 양으로 충분한 영양 공급이 가능하다. 즉, 일반 비료보다 3~4배 효율이 높은 친환경제품이다.
생분해 멀칭필름 ‘팜스비오’도 이번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멀칭(mulching)은 나뭇잎, 잔가지, 작물의 잔해, 지푸라기 등과 같은 식물재료로 농사지을 흙을 덮는 과정을 뜻하지만, 요즘은 편의상 비닐을 덮는다. 수확 후에는 이 비닐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된다. 팜스비오는 햇빛과 물, 미생물 등에 의해 생분해돼 환경 오염을 막고, 따로 거둬들일 필요가 없어 노동력과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한솔제지는 재생펄프·감귤·알로에 껍질을 활용한 친환경 재생 용지,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 등 종이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제품과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와 기술역량을 소개했다.
친환경플라스틱 제품을 생산·유통하거나 사용하는 기업 76개사가 그린 플라스틱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 ‘그린플라스틱연합’도 눈길을 끌었다. 그린플라스틱연합은 자원순환형 리사이클(재생) 페트 등을 통해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순환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친환경소재 개발을 비롯, 식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일회용기를 다회용으로 대체하는 자원순환 등에 힘쓰고 있다.
저탄소 친환경 소비생활을 실천하면 다양한 혜택을 주는 ‘그린카드'(ecomoney.co.kr)도 소개됐다. 환경부와 비씨카드가 함께하는 그린카드에 가입하면 친환경제품 구입, 대중교통 이용 시 에코머니를 적립할 수 있다. 에코머니는 영화관, 카페 등 가맹점에서 포인트로 결제하거나, 백화점·대형마트 상품권 교환 또는 후불교통요금 자동 차감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환경대전은 가정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중 재활용품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비롯해 친환경 실천을 통해 녹색지구를 유지하기 위한 폐기물, 탄소배출 최소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