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0+캠퍼스 서부캠퍼스가 2019년 1학기 과정으로 마련한 '사물인터넷전문가과정'에서 교육생들이 실습하고 있다. 사진=50+재단

[시니어신문=김형석 기자] 인생 백세시대현업에서 퇴직한 베이비부머가 넘쳐나고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일자리 지원정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그러나 현실에서 적합한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2025년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시니어 인력을 활용할 대안이 절실합니다. 1000만명이 넘는 노인인구를 누가 부양할까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시니어 일자리 정책에 대한 제언입니다.

현업에서 은퇴하는 베이비붐세대가 늘어나면서 일자리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현실에서 시니어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오는 2025년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이 되는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니어 일자리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봐 시니어들의 경륜과 지혜를 인적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시니어들도 정부 정책 의존에서 벗어나 사회변화에 맞는 일자리를 스스로 마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2022년 시니어 일자리 정책 ‘골든타임’

2022년 새해는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느냐, 고령화의 덫에 빠져 쇠락의 길로 가느냐를 판가름하는 ‘골든타임’이 될 전망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베이비붐세대가 본격적으로 고령인구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UN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총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8년 14.3%로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2025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2012년부터 감소하고 있고, 산업현장에서는 이미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토로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서 반복되는 알맹이 없는 시니어 일자리 정책이 아니라 일과 소득, 보람을 제공하는 실질적인 일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헛구호로 끝난 ‘새로마지플랜’

시니어 일자리 정책은 저출산 고령화 극복이란 대전제에 따라 역대 정권의 핵심 과제로 상정된다. 하지만, 저출산 대책은 물론, 고령화에 대응하는 정부의 자세는 획일적이고 안일하다. 말만 바뀔 뿐, 현실성 없는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2010년 이명박 정부는 2030년까지 잠재성장률과 재정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목표로 118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새로마지플랜’이란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 계획은 세부 추진 목표와 과제로 안정된 노후 소득보장, 건강수명 연장, 적극적 노년의 삶,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 실현 등을 내놨다. 특히, 적극적인 노년의 삶을 위해 더 많은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평생교육 확대로 고령인력의 생산성 강화와 자원봉사, 여가문화 활성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어느 누구도 ‘새로마지플랜’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의 헛구호로 끝났다.

정권따라 말만 바뀌는 알맹이 없는 정책

새로마지플랜으로부터 10년이 흘렀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정부는 용어만 바꿨을 뿐 새로마지플랜과 동일한 내용을 거창한 정책으로 내놨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7월, 본격화되고 있는 3대 인구리스크에 대응한다면서 ‘제3기 인구정책 TF 대책’을 발표했다. 고령층·여성인력을 활용해 생산인구를 보완하고, 지역소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큰 그림이다.

이명박 정부의 새로마지플랜과 문재인 정부의 인구정책의 골격은 같다. 결론적으로 출산·양육과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한 경제활동인구 확대,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생활 지원, 고령화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경제활동을 늘리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 반드시 선결돼야 할 일자리 정책은 고민하지 않는다. 정부지원 일자리 제공과 숫자 채우기 정책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인력 맞춤형 일자리부터 시작해야

전문가들은 은퇴하는 베이비붐세대 가운데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퇴직인력 활용에서 해법을 찾자는 것.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정부가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니어 전문인력 DB를 비롯해 산업분야별 기업 DB를 구축하고, 구인구직 상호 요구분석을 통해 최적의 맞춤식 인력공급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이 같은 DB를 마련해 민간에 개방하면 일자리를 찾는 시니어 전문인력과 저비용·고기능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결혼 중매하듯 개인과 기업 특성에 따라 정밀 매칭이 가능하다는 것.

정부가 시니어 전문인력 DB·플랫폼 구축해야

정부가 DB를 비롯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니어 인력은 노동시장에서 상대적 약자이기 때문에 보호와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퇴직한 전문인력을 비롯해 정규직이 아니라도 파트타임으로 전문성을 활용하고 싶은 전문인력, 제2, 제3의 직업을 통해 새로 거듭나기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의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 이어 전문인력의 경험, 기술, 노하우를 활용하기 원하는 기업, 고비용의 정규직 고용이 부담스러운 기업 등 인력수요에 대한 분석이 따라야 한다.

이와 함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평생학습시스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니어 전문인력을 위한 맞춤식 학습으로 커리큘럼을 차별화하고, 정밀 분석도구를 개발해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전문인력의 인성과 경력, 창의성, 리더십 등과 대상 기업의 일자리 특성, 기업의 필요 내용, 기업환경을 분석해 매칭하는 전문인력도 필요하다.

수요·공급 매칭 현실적 대안 고민해야

시니어 전문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맞는 실질적인 출구전략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첫째, 매우 섬세한 수요와 공급의 맞춤형 일자리 매칭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코트라(KOTRA), 코이카(KOICA) 등과 연계한 해외기업망 활용이 좋은 예다. 국내에만 제한하지 말고,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노력이다.

둘째, 다른 나라의 제도를 무분별하게 베낄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맞는 정책을 어떻게 발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좋은 예가 일본 것을 그대로 들여온 임금피크제다. 일본은 연공서열이 강하고 정년을 보장하는 기업문화가 있기 때문에 임금피크제가 작동한다.

반면, 성과급제도와 비정규직이 보편화된 우리나라에서는 임금피크제 부작용이 많다. 최근에는 나이보다 실제 경력이나 능력으로 평가하는 기업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셋째, 시니어 전문인력의 질적 관리 방안이다. 인력공급 전에 집중 보수교육을 통해 공급대상 기업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분야별로 주기적인 세미나와 워크숍을 권장하고, 개인적인 학습을 병행토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해당 기업문화를 체득하고 융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과정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