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장한형 기자] 직업세계의 변화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고령생산인구의 증가현상을 불러오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사라지는 직업이 있는가하면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들도 있습니다. 휴대폰과 노트북 등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유연근무체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잡 노마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숨 가쁘게 변화하는 직업세계 속에서 100세 시대를 살아야할 중장년의 정년퇴직 이후 경력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됐습니다. 미래의 직업 세계 변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5회에 걸쳐 알아봅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마이클 A 오스본 교수와 칼 베네딕트 플라이 연구원(Carl Benedikt Frey&Mi chael A. Osborne)은 ‘10년 후 사라질 직업, 없어질 일’ 702개 업종을 분석하고 그 가운데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할 일의 절반을 기계에 빼앗길 수 있다는 논문 ‘고용의 미래–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The Future employment : How susceptible ar e jobs to computerisation?)를 발표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이 논문은 702개 업종에 대해 컴퓨터로 대체될 확률을 자세하게 계산하고 있으며, 그 결과 앞으로 ‘사라지는 직업, 없어질 일’을 제시하고 있다. 즉 컴퓨터에 의한 기술혁신이 빠르게 진행돼 지금까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로봇과 같은 기계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을 일깨운다.
오스본 교수는 “미국 노동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10~20년 후에는 미국에서 702개 직종, 총 고용자의 47%가 하던 일이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늘날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요하는 일은 결국 사라져 실업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고, 창의적·창조적인 직업만이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동차가 나오면 버스나 택시기사 없어지고, 추돌사고를 피하기 위한 자동차 센서가 상용화되면 자동차 수리업자도 줄어들 것이란 예언이다. 이미 식당 웨이터, 주유소 주유원 등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미래에 사라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은 텔레마케터와 화물·창고 관련 업무 종사자다. 그리고, 스포츠 경기 심판원, 계산원, 호텔·병원 등의 접수원, 자동차엔지니어, 회계감사원, 보험판매원 등의 순이다.
미래에 사라질 가능성이 낮은 직업으로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애니메이터, 세일즈매니저, 생명과학자, 운동트레이너, 컴퓨터시스템 분석가, 초등학교 교사, 심리학자, 외과·내과의사 등으로 나타났다.
50대 생산가능인구, 전체의 4분의 1
출산감소, 고령화 사회의 진입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장년층의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하고,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와 산업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장년층 고용과 취업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장년층이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사회 구성원 가운데 장년기(30~40대)에 있는 사람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만, 고용노동부가 의미하는 장년층은 50세 이상 취업자 및 미취업자를 말한다. 대부분 자신의 주요 생애일자리에서 퇴직을 경험하고 제2기 일자리로 전환하는 연령층을 장년층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총인구와 생산가능인구 추계를 살펴보면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03만9000명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며, 2024년 50~64세의 생산가능인구는 1263만5000명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40년까지 1000만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우리나라 총인구는 5216만명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50~64세 생산가능인구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 가량이 될 전망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인구의 62.4%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은 75.9%이며, 60세 이상은 39.9%였다.
5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68.7%에서 점차 늘어나 2006년에 70.1%로 70%를 넘 어 섰 고, 2010년 72.7%, 2012년 73.8%, 2013년 74.5%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참가율은 2000년 38.2%에서 2003년 36.6%로 낮아졌다가 2013년 39.1%로 다시 높아졌지만, 36~40% 사이에 머물고 있다.
고령화, 노동시장 구조적 문제 야기
2010년 8월 기준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을 조사한 결과 45~47세를 정점으로 서서히 낮아져 50대 말부터는 급격히 하락했다. 남성의 경우 46세에 평균 293만4000원으로 최고를 기록했고, 58세의 임금은 227만8000원, 61세 204만9000원, 63세 이상 151만원으로 급격히 낮아진다.
최근 세계 과학기술의 핵심 키워드는 빅데이터, 3D프린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핀테크, 스마트 프로덕트, 로봇화 등으로 요약된다.
과거 노동집약적 생산에서 기계화, 자동화를 통한 자본집약적 생산방식으로 눈부시게 변화, 발전하고 있다. ‘기술발전’이란 y축과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란 x축을 중심으로 기계자동화는 이와 정비례 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인구의 감소, 고령화사회의 진입으로 인한 중장년의 재취업, 그리고 기계화·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축소 등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야기한다.
노동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는 크게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고용현황을 살펴보면 15~24세 연령대의 고용률이 선진국 상위 13개국 평균 53.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3.1%를 보이고 있다. 중장년의 경우 선진국 83.6%보다 10% 정도 낮은 73.2%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꽤 높은 고용률을 나타내고 있다. 여성 고용률은 선진국의 69.1%에 비해 매주 낮은 53.1%다.
둘째, 저출산·고령화로 핵심 노동인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핵심노동인구는 25~49세의 연령대로 2010년 61.5%를 기록했으나 2020년에는 53.6%로 낮아지고 2030년에는 48.8%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의 지속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노동생산성 격차의 심화는 곧바로 대–중소기업 임금격차로 나타날 것이다.
넷째, 고학력화로 인한 노동시장 진입 연령의 상승이다. 우리나라 노동시장 진입 연령은 2006년 22.9세였으나 2008년에는 23.1세, 2012년엔 23.4세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71%에 달하는 대학 진학률과 깊은 관계가 있다.
직업의 소멸과 탄생, 다양한 양상
과학기술의 발달과 고령화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직업세계도 변화하고 있다. 직업세계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4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저출산·고령화, 단독가구 및 다문화 가정의 증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의한 인구구조와 가치관의 변화다. 둘째, 지구 온난화, 석유 등 자원의 고갈 등으로 인한 환경과 부존자원의 변화다. 셋째, 기계화와 자동화, 정보화 및 인터넷 발달, 융복합화, 녹색 경제 및 기술 등 과학기술과 산업발전에 의한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이다. 넷째, 경영전략의 변화, 새로운 제도(정부정책)의 시행, 녹색경제의 성장 등으로 인한 글로벌화와 경영환경의 변화다.
이러한 요인들이 상호작용에 의해 직업소멸과 일자리 감소, 새로운 직종의 탄생, 직업의 세분화와 융합화, 네트워크 조직의 증가, 고급기능직 수요와 노동이동의 증가 등 수많은 변화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생산의 자동화와 기계화의 가속은 기능원(엔지니어)을 감소시키는 대신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를 요구할 것이다. 엔지니어는 주로 50대 이하의 젊은층 인력이며,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는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므로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대체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동화는 모바일 워크를 통해 재택이나 원격근무를 가능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