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김형석 기자] 평판관리전문가는 인터넷에 떠도는 개인 또는 기업의 부정확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검색하고 댓글을 모니터링하며, 새로운 댓글과 좋은 평가들을 취합하는 등 온라인상의 평판을 관리해 주는 일을 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시장이 형성됐지만, 국내에서는 초보적인 비즈니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평판관리는 사이버 상에서 기업, 브랜드, 공인(개인) 등의 명성과 평판을 높이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평판관리’라는 개념이 도입되는 초기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하나의 비즈니스다.
SNS 등 온라인을 활용한 개인적 활동과 기업 비즈니스가 활발해지고, 기업이나 개인 누구든 좋거나 나쁜 평판에 쉽게 노출되면서 온라인 평판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뉴스위크 한국판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평판관리전문가는 유망 직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뉴스위크는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정보가 확산되는 시대에 선량하고 깨끗한 사람도 인터넷에 오른 악의적 글로 한순간에 사회적으로 매장될 위험이 있다”며 ‘인터넷 평판 복구서비스’라는 신종사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하나의 비즈니스 형태로 정착되고 있으며, 앞으로 평판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평판 올리고 나쁜 평판 제거
평판관리전문가는 온라인상에서 개인 또는 기업의 평판을 전반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수행한다. 주로 인터넷에 떠도는 악성 평판을 복구하고 관리하며, 개인이나 기업 브랜드의 명성을 모니터링해 악성내용을 해결한다. 평판 문제와 관련한 의견이나 조기 경고신호를 얻기 위해 고객의 의견을 청취한다.
국내 온라인 평판관리 업체의 서비스 내용을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의사나 변호사, 최고경영자, 교수, 유명강사, 디자이너, 연예인, 정치인 등 개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매체에 우호적인 평판을 올리거나 부정적인 기사, 댓글, 평가들을 제거하는 일을 수행한다. 레스토랑, 학원, 병원, 피부관리실, 펜션, 인테리어업체, 렌터카업체 등 소상공인이나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고객사 상품과 회사에 대한 검색결과 관리를 비롯해 고객사 상품에 대한 부정확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검색하고 댓글을 모니터링한다. 새로운 댓글과 좋은 평가들을 취합하기도 한다. 기업이나 브랜드를 대상으로 고객사 평가들을 취합하고 연구하는 일도 수행한다.
평판관리전문가의 구체적인 업무 스킬을 보면 다음과 같다. 태그와 기업의 공식적 자료의 긍정적 검색엔진을 활성화시킨다. 예를 들어, 고객의 긍정적 피드백을 활성화시켜 부정적 내용은 밑으로 내리는 방법이다. 검색 시에 부정적 검색결과가 잘 드러나지 안도록 긍정적인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프로필을 게시한다. 브랜드의 존재를 홍보하고 부정적인 내용을 억제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 보도자료를 낸다.
만약, 누군가가 올린 부정적 평판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훼손된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한다. 개인 또는 기업이 좋은 평판을 얻도록 하기 위해 포털사이트에서 높은 검색어 순위를 얻도록 한다. 고객이나 기업브랜드에 부정적인 검색결과를 밑으로 내리기 위해 가짜 블로그를 만들기도 한다. 익명계정을 만들어서 긍정적 리뷰나 부정적인 평판에 대응한다. 저명한 리뷰어가 제품을 먼저 사용하게끔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美, 최고 3만 달러…수십 개사 운영 중
미국에는 ‘레퓨테이션 매니지먼트’ ‘레퓨테이션 디펜더’ 등 다수의 회사가 고객의 온라인 이미지를 관리한다. 포털사이트 야후에 따르면 수십 개의 업체가 운영 중이다. ‘Done! SEO’는 검색엔진 최적화 전문회사로, 2006년 이미지 관리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년 만에 매출이 10배로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시간과 노력에 따라 비용은 4000달러(460만원)에서 3만 달러(3450만원)까지 다양하다. 부정적인 글을 모두 후순위로 밀어내는 데는 약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레퓨테이션 디펜더’라는 회사는 건당 약 30달러(3만4500원)에다 관리비로 소액의 월정액을 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비용과 노력이 덜 드는 방식(비방성 글이 담긴 호스트를 추적해 삭제를 요구)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의 경우, 독자적인 평판관리 전문회사가 성행하지는 않지만, 평판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정 비영리 활동법인인 ‘일본 리스크 매니저 앤 컨설턴트 협회’(RCMA)의 경우 레퓨테이션 리스크 매니지먼트(RRM) 연수를 실시하고 인증자격을 발부하고 있다. 이 연수는 5일에 걸쳐 10시간 동안 진행되며, 기업홍보 IR 담당자를 비롯해 경영진, 실무진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평판관리, 위기커뮤니케이션, 직원들의 SNS 이용 가이드라인 작성 등에 대해 교육을 실시한다.
평판관리 조회, 검증 앱 개발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에 기업이나 브랜드의 온라인상 평판관리는 기업 자체 혹은 홍보대행사 등에서 수행해 왔고, 연예인 등 개인은 매니지먼트회사가 평판관리 업무를 대신했다. 최근에는 맥신코리아, 산타크루즈캐스팅컴퍼니 등 온라인 평판관리 전문업체가 등장했다. 이 업체들은 온라인상의 평판을 관리해 주는 대가로 일정 기간 단위로 수수료를 받는다. 어떤 업체의 경우, 의사나 변호사, 최고경영자, 교수, 유명강사, 디자이너, 연예인,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지명도에 따라, 또는 업체의 유형에 따라 초기비용(온라인 평판분석)과 월 관리비를 달리 받고 있다.
이밖에 피플체크, 유엑스코리아 등이 온라인 평판관리를 비롯해 학력·해외학력·경력 조회, 인재검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직접 자신의 평판을 검증할 수 있는 앱도 개발됐다.
전문가 자격관리, 교육 양성
평판관리전문가가 직업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평관관리 업무가 공정하게 이뤄진다는 신뢰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공신력 있는 협회 등을 통해 평판관리전문가 자격(공인민간자격)이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평판관리는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고객의 평판을 너무 과장되거나 거짓으로 만들어 선량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평판관리 전문가의 자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들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한다. 온라인 평판관리는 컴퓨터 등의 전문지식과 인문학적 소양, 관련 법률의 이해, 마케팅 기법 등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관련학과 등을 개설해 전문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평판관리의 필요성과 효과 등에 대해 홍보해야 한다. ‘평판관리’에 대한 홍보를 통해 수요를 창출하고, 창업 아이템으로도 소개해 우수인력을 이 분야로 유인할 필요도 있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