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장한형 기자] 재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CEO입니다. 직원 채용의 정점, 최고결정권자가 CEO이기 때문입니다. 재취업이나 이직을 고려한다면, 지원하는 회사의 CEO가 어떤 성향인가를 파악해 취업전략과 업무에 임하는 자세를 달리해야 합니다. 외부영입 CEO와 내부발탁 CEO의 성향과 업무추진 전략, 그리고 그에 따른 재취업 이직 전략을 소개합니다.
최근 미국의 유명한 경영자문기업인 ‘부즈앤컴퍼니’(Booz&Company)가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 상장사 25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4%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당해 CEO를 교체했다. 현재 국내 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국제적인 평균보다도 훨씬 짧다. ‘CEO스코어’가 2001년 1월 이후 신규 선임됐다 퇴임한 전문경영인 5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2.6년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 대상자 가운데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CEO는 전체의 63.7%인 것으로 집계됐다. 1년도 못 채운 CEO도 17.7%에 달했다. 평균 임기가 가장 길었던 상장사도 5.34년 수준에 불과했다.
많은 경영학자들은 이처럼 CEO의 임기가 짧아지는 현상에 대해, 불경기 등의 이유로 회사의 성과가 제대로 달성되지 않을 경우 이사회나 투자자들이 CEO를 교체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빈번히 CEO를 교체하면 부수적으로 뒤따르는 고민이 있다. 새로운 CEO를 내부인사로 할 것인가, 아니면 외부에서 찾을 것인가의 문제다.
CEO 교체 잦다면 CEO 성향부터 파악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CEO는 경영성과 개선에 강한 의욕을 나타낸다. 이로 인해 조직 및 업무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점이 있다. 기존의 조직 구성원과의 이해관계가 적기 때문에 과감한 전략과 내부 변경을 감행할 수 있다.
그렇다고 외부 영입 CEO가 강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관련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문화 또는 구성원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내부발탁 CEO는 해당 조직에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해당 산업과 구성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큰 저항감 없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내부발탁 CEO에게는 급진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내부 발탁 CEO와 외부 영입 CEO 간의 분명한 장단점은 그 기업과 관련된 모든 구성원, 심지어 해강 기업을 지원하려는 구직자의 선택까지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구직자의 입장에서 내부 발탁 CEO와 외부 영입 CEO 간 차이를 정확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원진 구성, 면밀히 확인 후 지원
세계적인 경영관리 석학인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경영대학원의 에드워드 제이작(Edward J. Zajac) 교수는 외부영입 CEO가 성과를 내기 위한 조건을 연구해 발표했다.
먼저 새로운 CEO를 외부에서 영입해야 할 환경으로는 시장 상황이 급변하거나 불확실성이 높아 과감한 전략을 추진해야 할 상황을 꼽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가장 급변하는 분야인 모바일 분야의 대표주자인 ‘다음카카오’가 30대 CEO를 외부 영입해 화제가 됐다. 이 역시 기업이 어떠한 상황에서 외부 영입을 수행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제이작 교수는 외부 영입 CEO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본인의 취임과 동시에 자신을 보좌할 임원진을 곧바로 교체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기업 전반의 상황을 CEO 혼자서 파악하고 조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신과 공감대를 형성해 회사의 새로운 방향성을 실천할 임원진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임원진의 경우 새로운 CEO에 대한 저항감, 변화에 대한 거부감 등을 내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과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임원진은 CEO의 전략과 비전을 사내 구성원들에게 설득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임원진에게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 임원진이 바로 기존 전략과 비전을 적극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전파한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제이작 교수는 외부 영입 CEO가 취임 이후 임원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해서 곧바로 새로운 전략과 사업을 수행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한다. 외부 영입 CEO가 취임 이후 곧바로 신규 사업 내지 전략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해당 회사에 손실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CEO는 자신을 임명한 주주들을 위해 곧바로 소기의 성과를 내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이러한 이유로 취임 이후 새로운 사업을 연이어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오히려 조직에 손실을 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취임 이후 임원진은 교체를 하더라도 새로운 임원진과 함께 기존 회사의 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이 무엇을 진행해야 하는지 면밀히 확인한 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 아니면 안정 원하는지 파악해야
이러한 연구결과는 이직 또는 재취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최근 취업시장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가장 먼저, 경력직으로 특정 회사에 지원할 때 면접 및 실제 업무에 임하는 자세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구직자들은 이직할 회사가 나를 채용하려는 이유가 급격한 변화 대응을 위한 목적인지, 아니면 기존 구성원과의 조화 속에서 연속성 있는 업무 수행을 위한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이작 교수의 연구결과에서는 급진적인 대응을 위해 외부영입이 적합하고, 안정적인 회사의 연속적인 업무에는 내부발탁이 보다 적합하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중간 직급 또는 하위 직급으로 지원하는 경우는 변화 못지않게 기존 업무에 대한 안정감 있는 수행이 중요하다. 물론, 안정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사내에서 채용할 수도 있지만, 적당한 내부 대상자가 없어 외부 충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원한 회사에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준비하기에 앞서 회사가 지원자와 해당 직급에 기대하는 업무 형태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재취업시 기존 업무 적응이 우선
지원한 회사가 급진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자신을 채용했더라도 업무 내용이나 형태를 곧바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 회사의 기존 업무 형태와 내용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새로 채용한 직원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시급히 개선해 줄 것을 기대하며 구인공고를 내는 회사도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입사하자마자 변화부터 선도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더러는 얼마 전 냈던 직무와 동일한 구인공고를 내는 회사들이 있다. 이 경우 신규 채용한 사람이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곧바로 그만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보직에 지원할 경우 해당 회사의 기존 업무 내용과 방식에 대한 적응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화는 그 다음 일이다.
채용 환경이 변화해 이제 재취업 또는 이직 비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한 취업난으로 인해 원치 않은 직장을 다니며 재취업을 노리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전략 중 하나가 재취업 전략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