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경력직, 재취업 위해선 ‘해결사’ 능력 필요

외국계 자동차제조업체의 총무, 법무, 기획부문에서 27년을 근무한 이 부장(54). 지난해 8월 개인적으로 목돈이 필요한 나머지 퇴직금을 바라보고 퇴직했다. 당시엔 6개월 정도 지나면 재취업될 것으로 예상했다. 재취업 목표는 근로자 100명 규모의 중소기업 총무팀장이었다. 회사 동료, 지인은 물론 헤드헌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직활동을 벌였으나 서류심사 통과 소식조차 없었다.

그가 실제로 제출했던 입사서류를 검토했다. 총 5장으로 작성된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는 첫 장부터 이력 파악이 어려웠다. 특히, 이력서에서 가장 중요한 첫 페이지에는 인적사항, 학력사항, 경력사항에 덧붙여 ‘전직회사소개’가 여덟 줄이나 차지하고 있었다.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가 분사와 합작으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어 이해하기 쉽도록 상세히 기재했다는 것. 자기소개가 아닌 불필요한 이전 회사소개를 한 셈이다. 자동차업계 CEO나 임원이라면 같은 업종의 회사를 모를 리가 없다.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면 이력서 끝에 적어 참조하도록 하는 것이 좋았다. 또한, 경력란에 식당관리, 문서관리 등 세세한 업무까지 나열하는 바람에 분량은 많았으나 정작 자신의 핵심역량을 적극 어필하지 못했다.

젊은 직원 뛰어넘는 노련미가 관건

당신이 한 기업의 경영자라면 어떤 경력의 소유자를 원할까. 영업, 판매, 제조, 물류 등을 제외한 지원업무라면 세무, 자금, 부동산, 법무 등 ‘돈 관리’와 직결된 업무의 적임자다. 기틀이 잡힌 기업이라면 세무나 자금 관련 업무의 경우 이미 경영자의 신뢰를 받는 ‘오른팔’ 같은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외 구직자들이 많이 몰리는 총무관리직은 경력이 짧은 청년층 구직자를 충원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물며 정년연령이 다가온 50대를 선발할까. 이 부장의 답변도 ‘아니오’였다. 50대 경력직이라면 청년층 직원이 처리하지 못하는 업무를 해결해줄 사람, 즉 ‘해결사’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중장년층 구직자는 재취업에서 이 부분을 노려야 한다.

이 부장은 과거 주총관리, 성과관리, 합작계약관리, 환경안전관리, 부동산 및 시설관리, ISO 내부심사원, 법무관리, 외투법인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이 가운데 유사한 업무를 묶는 ‘그룹핑’을 통해 자신의 업무강점을 3~5개 정도로 요약해야 한다. 그 다음, 우선순위를 정해 입사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상담을 통해 그의 ‘해결사’로서의 강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부동산분야다. 공장용지 매입, 지목변경, 용적률, 건폐율 상향 등 도시계획 변경 인허가업무를 비롯해 절세방안, 신규공장건축 준공허가까지 복잡한 법규 이해와 골치 아픈 이해관계자 간의 협상과 조정 경험이다. 둘째, 인수합병(M&A)분야다. 자동차회사 재직시 외국계 기업과의 인수합병 실무를 경험했다. 인수합병 진행에 있어서 대형 법무법인 소속의 변호사들과 매일 머리를 맞대고 회사의 소통창구로서 역할했다. 당시 경영자도 이 부장의 ‘OK’ 여부에 따라 일을 진행할 만큼 업무능력을 인정받았다. 외국계 기업과의 업무 진행이었기 때문에 영문계약서 작성과 검토에도 경험이 많았다.

강점 키워드 명함 제작 적극 홍보

이 부장은 100명 정도의 중소기업만 검토했다. 부동산 매입과 공장 건설, 인수합병 업무의 경우 중소기업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이를 감안해 부동산 업무 및 인수합병과 관련된 법무법인, 부동산컨설팅, 산업단지공단 등을 적극 검토하면 그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 이 부장에게는 ‘신규공장 인허가 전문가’ ‘기업 인수합병전문가’ 등 자신의 강점을 기재한 개인명함을 만들 것을 권했다. 이처럼 자신의 전문성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를 찾아 명함을 제작하자. 이 명함을 자신의 홍보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자.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성과 경험을 살려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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