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옛 체신부에 입사, 정보통신기업에서 33년을 근무한 조진수(58)씨. 회사에서는 전송분야 설계 및 투자공사 업무, 네트워크 분야 시설운용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 자신이 말하듯 명예퇴직 후 집에서 빈둥빈둥 목표 없이 지내다보니 어느 순간 정신이 피폐해질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평소 관심이 있던 직업상담사 국비지원과정을 수강했다. 하지만 1차 시험은 낙방이었고, 자격증을 따도 취업이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50대 장년 남성의 경우 직업상담사 취업은 쉽지 않다.
조진수 씨는 퇴직 후 실업급여기간 8개월 중 6개월이 지난 상황이다. 앞으로 두 달 후부터는 생활비는 벌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시작했다.
첫 번째 취업목표는 정보통신 시설공사 및 감리업무다.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를 지원회사에 맞게 잘 꾸미고, 가능한 많은 곳에 이력서를 제출한다면 취업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자신감도 충만해 있었다. 다만, 그의 이력서를 보니 수정할 부분이 많았다.
이력서의 프로젝트 내용에 ‘초고속 국가망 3단계 구축사업 추진’ 단 1건만 기재돼 있었다. “30년간 수행한 프로젝트가 하나 밖에 없느냐”고 되물었더니, 수많은 프로젝트가 기재된 정보통신 경력증명서를 내밀었다. 그 가운데 지원 회사와 해당 업무 관련성이 높은 3~5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중요한 순서대로 배치해 적임자임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자기소개 부분에서는 성장배경, 학교생활 등 경력과 상관없는 내용은 과감히 삭제하고, 경력사항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별 주요 성과와 자신이 기여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했다. 자격증란에는 운전면허가 빠져있었다. 교통이 불편한 지방 작업장까지 차량으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운전 가능 여부도 채용시 중요한 판단요소다. 사소한 것도 직무수행과 관련되는지 확인하고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두 번째 취업목표는 실업계 고등학교의 산업체 우수강사였다. 산업체 우수강사란,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산업정보학교 등에서 공업, 농업, 상업, 수산‧해양 등 기술(기능)분야에서 풍부한 경력과 우수한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 풀(Pool)을 구축, 강사활용계획에 따라 적합한 대상자를 인력 풀에서 채용하는 제도다.
그는 퇴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도 연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산업체우수강사 제안이 들어왔지만 선뜻 응하지 않았다. 실업급여를 받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너무 먼 거리라 다음 학기부터 가능하다며 일단 보류했다고 한다. 사실 조진수씨와 같이 퇴직 후 바로 취업 제의가 들어오게 되면 못 받게 되는 실업급여가 아깝고, 또 나중에 더 좋은 취업처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해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중장년의 경우 취업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 근무조건도 중요하지만, 일이 우선이다. 머뭇거리는 사이 그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으로 채워졌을 것이다. 먼저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잡았어야 했다. 어느 분야든 경력자가 우대 받는다. 집에서 멀고, 출퇴근이 힘들어도 경험을 쌓은 후에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경력을 쌓아야 한다. 일종의 징검다리로 활용하는 것이다.
IoT(Internet Of Thing, 사물인터넷), 웨어러블기기(Wearable device, 몸에 착용하는 스마트전자제품), 드론(Drone, 무인비행기), 3D 프린팅 등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 변화는 눈부시게 빠르다. 이러한 기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만들어 수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보수집을 통한 ‘자기계발’은 필수다. 자기계발의 목적은 시장에서 통하는 나를 만들고,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