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홈쇼핑 채널에서 J건강식품과 관련된 내용을 보았다. 백화점에서 파는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할인 판매하면서 다양한 혜택을 준다고 열심히 광고하고 있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저렇게 판매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J건강식품은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으며, 같은 제품을 할인 또는 특가 판매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건강식품 홍삼 브랜드로, 2013년 말 기준, 전국에 760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가맹점사업자들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는데,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을 보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도록 안정장치를 했을 것으로 본다.
가맹점 무시한 채 온라인 판매?
프랜차이즈 사업은 흔히 유통사업이라고 한다. 이는 가맹점을 유통채널로 활용한다는 뜻으로, 가맹점을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정상이다. 물론 가맹계약서에 본사가 가맹점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가맹점 사업자가 동의한 것으로 보아 문제를 삼을 수는 없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찜찜하다.
특히 2014년 8월부터는 가맹점의 배타적 영업지역을 인정하도록 돼 있다. 이는 가맹점에게 부여한 영업지역 내의 고객을 상대로 판매 행위를 할 경우 일정 부분의 이익을 나눠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는 가맹점사업자가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이나 홈쇼핑에서 싸게 살 수 있는데, 굳이 가맹점에서 구매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가맹점을 개설한 사업자의 손해는 무엇으로 보상받는단 말인가. 이럴 경우 가맹점에서도 본사 제품 이외에 타사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허용해야 공정하다. 이는 철저히 봉쇄하면서 본사는 다른 방법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당하지 못하다.
가맹점 인기상품, 편의점에 납품?
최근 뉴스를 통해서 본 내용이다. B죽이 냉동 죽을 편의점에 공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B죽 매장에서 1, 2등으로 판매되는 상품을 말이다. 냉동 죽과 매장에서 직접 끓인 죽은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편의점에서 냉동 죽을 판매할 경우 당연히 가맹점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간단하게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을 수 있다면서 적극 홍보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홍보인지,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도 전국에 1276개(2013년 말 기준)의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가 말이다.
특히 얼마 전 TV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본사의 불미스러운 일이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브랜드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더 가슴이 아프다. 가맹점은 누구를 믿고 장사를 하란 말인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할 본사가 오히려 가맹점을 흔들고 있으니 말이다. 차라리 풍문이었으면 좋으련만,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가맹점 매출증대, 기본이자 원칙
프랜차이즈 본부는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위해 모든 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고 원칙이다. 그리고 당당하게 가맹점을 통제해야 한다. 상생은 이런 것이다. 앞서 예로 든 두 가지 경우 모두 브랜드파워가 없었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도 않는다. 문제는 브랜드파워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가맹점의 역할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본사는 인정해야 하고, 이 공을 절대 망각해서는 안 된다.
아로마 향초전문 브랜드인 Y캔들은 최근 온라인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주문은 본사에서 받고 배송은 주문이 발생한 해당지역의 가까운 가맹점이 맡게 된다. 이로 인해 가맹점은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가 있다. 이것이 진정한 프랜차이즈 정신이다. 가맹점의 성장을 통해 본사가 성장하는 기본적인 구조를 튼튼히 해야 본사는 가맹점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으며, 이것이 프랜차이즈 산업의 기반을 단단하게 하는 초석이 된다.
가맹점 가족으로 여기는 마인드 절실
요즘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도시락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도시락을 구매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 도시락 브랜드의 산역사와 같은 한솥도시락의 경우 21년째 가맹사업을 운영하면서 오직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위해 애쓰고 있다. H도시락은 가맹점을 통해서만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본사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있지만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의 매출 증대가 기본 사명이라는 철학을 이영덕 대표가 몸소 실천하면서 20년 동안 가맹점을 운영해 온 가맹점주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창업의 한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로 인식될 만큼 덩치가 커졌다. 문제는 아직도 본사의 이익만 생각하는 경영자들의 잘못된 경영마인드가 동업자와 같은 가맹점 사업자를 힘들게 하고 다른 선의의 프랜차이즈 회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