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 나흘 연휴에 무엇을 얻었는가?

코로나19 통계에 의하면 4월 초순~8월 13일 0시 기준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평균 50명 이하 소강상태였다. 서울시장 박원순 광화문 장례식, 각종 종교행사‧대형유흥업허용, 815광복절 민노총, 범국민투쟁본부광화문집회까지 허용했다. 경제 살리겠다는 정부는 8.17일 임시공휴일까지 지정으로 코로나19에 잔득 긴장한 국민을 느슨하게 풀어 주었다.

광복절 연휴에 부산 피서인파 500만, 경북해수욕장 525만, 강원도해수욕장 300만, 대천 29만, 제주도 13만 기타지역까지 합하면 국민의 반은 움직였다. 광복절 4일 연휴 끝난 8월 18일 0시 기준 코로나 19 국내 확진 자는 235명으로 늘었다. 3복(伏) 지나, 입추가 지났는데도 올 들어 최고 찜통더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위란 친구가 코로나19 창궐을 놓고 내 ‧ 네 탓으로 재미나는 싸움구경 하느라 떠지지 않은지. 아니면 헛소리 장단으로 국민을 기망하는 정치판 구경 하느라 떠나지 않는지 알 수 없으나 떠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없던 시절, 조상님들은 더위를 어떻게 쫓았을까.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정경세(1563~1633)는 더위와 맞서 싸우지 않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독서로 조용히 더위를 이겨라 주장했다. 이에 친구들이 비웃자 정경세는 “자연에 순응하며 서늘함은 조용한 가운데 온다는 사실을 자네들은 왜 모르나.” 로 핀잔을 주었다 한다.

다산 정약용(1762~ ~ 1836)은 “소서팔사(消署八事)’ ‘8가지 피서 법’을 말했다.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네타기, 넓은 정각에서 투호하기,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연못의 연꽃 구경, 숲 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비오는 날에는 한시(漢詩), 달밤에 탁족하기다. 이는 양반이나 선비들 여름나기 이야기다.

‘여름하루 놀면 겨울 열흘 굶는다.’ 속담처럼 여름은 한해 농사의 중요한 철이다. 여름뙤약볕이 강해야 오곡백과, 각종 과일 등이 잘 익어 풍성한 가을이 약속된다. 이를 아는 농부님들은 더위에 절대로 짜증을 내지 않았다. 비료가 없던 시절, 다음해 풍년농사는 퇴비 장만이었다. 머릿수건으로 뙤약볕을 가리며 퇴비풀베기에 바쁜 나날에 고된 농부는 피서란 낱말도 모른 체 더위를 쫓았다.

조선시대《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유월조(六月條)에, “삼청동 남북 계곡에서 발 씻기 놀이를 한다.” 사대부와 일반인들 모두가 즐겼던 여름 피서다. 선비들은 단순한 ‘탁족지유(濯足之遊)’가 아닌, 옛 중국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굴원(屈原)이 지었다는《초사(楚辭)》〈어부사(漁父辭)〉를 생각하며 발을 씻으며 나를 돌아보았다고 한다.

왕에게 옳은 소리하다 쫓겨나 굶주림에 지친 굴원을 향해 어부는 노를 두드리는 장단으로 “창랑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을 것이요, 창랑물이 흐리면 발을 씻을 것이다.” 라며 〈창랑가(滄浪歌)〉부르며 굴원을 비웃으며 떠났다. 어부는 굴원처럼 초나라의 부패에 항거해 청렴과 정의 만 주장하면 쫓기는 굶주림뿐이다. 보다는 세상사 두둥실 살라는 뜻이라면.

시인 굴원은 맑은 창랑 물은 정의로운 세상, 흐린 창랑 물은 정의와 진실이 무너진 더러운 세상을 비유한 글이라 하겠다. ‘맑은 물에 갓끈을 씻는다.’는 것은 ‘국민을 위한 올바르게 정치하는 정권을 도우기 위해 벼슬을 한다.’는 뜻이고, ‘발을 씻는다.’는 것은 ‘부패와 비리, 국민보다 자기 욕심 먼저인 석어빠진 정권은 미련 없이 떠나서 은둔자로서의 삶을 살겠다.’는 뜻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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