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 홍보사진.
강원도자치경찰위원회가 7월 2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출범식을 하고 자치경찰제 시행을 위한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허영(춘천철원화천양구갑) 국회의원,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 등 내빈과 자치경찰 위원들이 테이크 커팅과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경찰활동의 민주성과 주민지향성을 높이기 위해 광복 이후 70여 년간 꾸준히 논의돼 온 자치경찰제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가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도입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그동안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치경찰제 법제화를 추진한 결과다.

자치분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 경찰청은 7월 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자치경찰제 전면시행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 4월 강원도자치경찰위원회의 공식 출범 이후 순차적으로 전국 시·도별 출범을 거쳐 7월 1일 전면시행됐다.

지역주민 곁에서 친근한 밀착 치안서비스

자치경찰은 국가경찰과 별개로 지역주민 곁에서 친근하고 든든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지역실정에 밝은 자치경찰은 지역별 치안여건과 주민요구에 부응하는 활동을 벌이게 되면서 치안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학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의 무인교통단속장비 설치와 차량 제한속도 하향 조정 등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고, 교통안전시설도 대폭적인 확충이 가능하다.

또한, 치매환자 실종이 발생되면 동네 파출소와 자치단체 치매안심센터가 연계해 환자의 정보를 파악하고 발견까지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무사히 집까지 모셔드리게 된다.

생활안전과 아동·여성, 교통 등 분야에서 지방행정과 치안행정간 연계협력 활성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학교 주변 교통안전시설은 안전속도 5030사업 관련 예산을 지자체가 모두 통합해 편성·집행이 가능하다.

현재 교통안전시설 설치 수요 발생시 경찰 심의, 자치단체 통보, 자치단체 결정 및 설치 등 전체 과정에 약 1∼2년 걸리던 기간이 시설 심의 및 설치과정 일원화로 최대 18개월에서 최소 6개월까지 단축된다.

주민 대표인 자치경찰위원회, 치안서비스 참여

무엇보다 주민안전 관련 정책 시행에 있어 주민의 대표인 자치경찰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역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정책들을 선정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현장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가령 농촌은 농산물 절도 예방과 치매노인 실종예방 및 보호를 강화하고, 아이들이 많은 지자체는 스쿨존 내 교통안전 강화를 추진하는 등 도서·산간, 고령화 지역, 외국인 밀집 지역 등에 따라 맞춤형 현장중심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각 시·도자치경찰위원회는 7월 1일 ‘자치경찰제 전면시행 기념 행사’ 개최 전후로 지역 여건을 반영한 주민밀착형 시책을 선정해 추진 중이다.

이날 행사에서 부산은 민·관·학 협업을 통해 지역 현장에서 치안문제를 발굴하고 개선안을 정책에 반영하는 ‘치안리빙랩’ 추진 등 ‘주민체감형 사업 추진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사례를 발표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및 백신 접종률 증가 등 사회 분위기로 피서 인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찰-지자체 협업 하에 해수욕장 범죄예방활동을 전개한다.

각 지역별 현안에 맞는 주밀밀착형 시책 선정 추진

충남은 자치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제1호 시책으로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개설’을 선정, 5700만원을 투입해 도내 주취자응급의료센터 4곳을 새롭게 마련한다.

충북은 도민과 소통하는 자치경찰정책 현장자문단을 운영하고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보호와 지원 등 대응 강화는 물론 지역별·시기별 농산물 도난예방 종합대책을 펼칠 예정이다.

대구는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시민 중심 네트워크 협의체’를 발족하고, 인천은 어린이 안전을 위한 10대 과제를 선정해 각 기관과 협력해 가시적인 변화와 중장기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광주도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1호 시책으로 선정했고, 울산 또한 교통안전시설 설치 시 경찰과 지자체의 사업검토·예산집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주민요구를 신속하고 충실하게 반영할 계획이다.

강원은 지역경찰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자치경찰사무 담당공무원의 사기진작과 제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제고하기로 했다. 도 예산 6억원을 활용해 지구대와 파출소 등 지역관서 105곳에 사무용 가구와 전자제품 등 필요한 물품을 우선 지원한다.

자치분권 2.0 시대 여는 핵심과제 ‘스타트’

전남은 고령화 및 1인 가구 어르신이 증가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어르신 범죄피해 예방’을 중점 추진하며, 전북은 아동과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종합 안전대책을 1호 시책으로 선정했다.

대전은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체계 고도화’를 제1호로 추진함에 따라 3단계별 개선대책을 수립했고, 경남은 ‘안전한 어린이 통학로 조성 사업’을 펼쳐 어린이 교통사고를 매년 10% 감소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경북은 ‘고위험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병상확충’을 우선 추친과제로 정했으며 제주는 휴가철 종합치안 활동을 1호 시책으로 의결하면서 성범죄와 교통사고 예방, 순찰강화 및 코로나19 방역확보에 나선다.

이번 자치경찰제 전국 전면시행에 대해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자치경찰제는 지역주민 참여를 통해서 지역여건에 맞는 치안행정을 구현함으로써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을 위한 ‘자치분권 2.0’ 시대를 여는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은 “자치경찰제가 모든 시·도에서 저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꽃필 수 있도록 모든 주체들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김창룡 경찰청장은 “자치경찰제가 새로운 제도와 문화로 튼튼히 뿌리내리도록 경찰청 차원의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치안행정과 지방행정 간 연계와 결합을 통해 선제적·예방적 경찰활동과 주민친화적 맞춤형 치안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는 자치경찰제는 앞으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치안시책을 발굴하면서 지역 치안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