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대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의 풍경

한반도의 중심 충주는 백두대간을 축으로 한 남한강의 중․상류 지역 ‘중원문화’를 발달됐습니다. 중원은 ‘넓은 들 가운데’와 ‘나라의 중심’, ‘천하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죠.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생활하기 좋은 석회암 동굴이 잘 발달된 곳이기도 한 충주!
남한강 물길이 이곳으로 지나고 소백산맥을 넘는 고갯길 또한 여기로 이어지는 충주는 제천에 가로 걸친 월악산은 풍광도 빼어나지만 계립령이라는 고대의 교통로가 있어 군사·경제·문화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던 곳이도 하죠. 한반도의 중원문화의 역사가 있는 충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볼까요!


미륵대원지

미륵대원지는 신라 말 고려초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절터입니다. 신라 경순왕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나라가 망한 것을 슬퍼하며 금강산으로 가던 중 누이인 덕주공주가 월악산에 덕주사를 지어 남쪽을 바라보는 마애불을 만들자 마의태자는 북향의 석굴을 지어 덕주사를 바라보게 했다는 전설이 있죠. 우리나라 사찰 불상의 대부분은 남쪽을 향하고 있는데 미륵대원지는 국내 유일하게 북쪽을 바라보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속조와 목조를 결합한 석굴을 금당으로 삼은 유일한 유적지이죠.

요지는 도자기나 기와, 질그릇 등을 굽던 가마터를 말합니다. 17세기~ 20세기 전반에 걸친 가마가 이곳에 밀집되어 있죠. 미륵리 가마터는 20세기 전반의 백자 가마와 일본식 가마가 동시에 발굴되어 한국과 일본의 도자문화 파악은 물론 우리의 전통 가마 축조 방법과 자기 생산 양상 파악 등 도자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랍니다.

개성에서 멀리 떨어진 충주지역에 사각석등이 세워졌다는 것은 석등 양식이 지방으로 전파되는 과정을 이해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특히 고려 시대 절터에 통일신라시대에 유행한 팔각 석등과 고려 시대의 사각석등이 함께 세워져 있음은 통일신라문화와 고려문화가 공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이죠.

당간지주는 깃발을 매다는 장대를 고정하기 위한 장치로 보통 사찰의 입구에 세워 신성한 지역임을 나타냅니다. 통일신라시대보다 상대적으로 폭이 넓고 높이가 낮은 고려 시대의 양식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며 남북을 잇는 요충지인 계립령로에 자리했던 이 원터는 미륵대원지와 더불어 사원과 역원의 기능을 두루 갖춘 중요한 유적지입니다. 건물의 형태는 ‘回’자 구조로 가운데에 말을 묶어두는 마방을 두고 주변에 여행자와 관리인이 기거했던 것으로 추정되죠.

높이 138cm, 최대 너비 118cm의 대형 화강암 불두로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미완성의 석불로 보이지만 고려 시대 지방 불상 양식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죠.

고개는 옛말로 재, 령, 티 등으로 불렸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삶의 발자취가 담겨있는 길이죠. 지금의 고개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귀찮은 장애물이지만 옛날에는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기다림이 있던 장소였다고 합니다. 백두대간의 수많은 고개 중에서도 이곳 하늘재는 특히나 많은 역사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죠.

미륵대원지에서 하늘재까지 거리는 2km, 평균 경사는 8.2%로 완만한 편으로 왕복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하늘재는 우리나라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고갯길입니다. 하늘재 역사·자연관찰로는 포근한 숲을 거닐며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직접 느끼고 자연과 역사와의 만남 속에서 선조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죠.

2000년 역사의 흥망성쇠를 말없이 지켜보며 수없이 많은 전설과 문화유적을 가진 아름다운 옛길 하늘재는 삼국시대 군사적 요충지로 고구려가 남진할 때 중요한 거점이 되었습니다. 신라가 북진할 때에도 길목이 되어 충주 지방을 확보하는 통로가 되었죠.

하늘재로 올라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조금 특이한 모양의 소나무가 있습니다. 나무의 모습이 피겨스케이팅 동작을 연상시키는 듯하여 이름은 연아 닮은 소나무라고 붙여져 있죠. 그 바로 옆에 이 나무를 김연아 선수에 비유한 시가 있다.

연아 닮은 소나무 – 박윤규
그대는 원래 천상의 선녀였나 / 참수리 날개짓 우아하고 강력하게 / 그랜드슬램을 이룬 어느 날 / 월악산 하늘재에 / 숨겨둔 날개옷 찾아 입고 / 하늘로 돌아가기 전 / 마지막 연기를 펼치다가 / 차마, 지상의 사랑을 떨치지 못하여 / 절정의 동작 그대로 / 한 그루 소나무가 되었구나 / 오, 하늘도 시샘할 / 천상의 스파이어럴이여!

미륵마을의 미륵대원지와 하늘재 탐방을 모두 마치고 내려오면 고소한 냄새가 확 풍깁니다. 미륵대원지 입구에 나란히 줄지어있는 식당들에서는 산나물이 듬뿍 들어간 비빔밥을 맛볼 수 있습니다. 비빔밥 외에도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지만 그중 산나물 빈대떡에 막걸리를 한잔해야 완벽한 등산의 마무리라 할 수 있죠.

미륵마을 입구
충주 미륵리 요지 – 충청북도 기념물 제100호
충주 미륵리 오층 석탑 – 보물 제95호
충주 미륵대원지 – 사적 제317호
하늘재 정상
월악산 국립공원
피겨스케이팅 동작을 연상시키는 듯하여 이름 붙은 연아 닮은 소나무

 


탄금대

탄금대라는 명칭은 악성 우륵 선생이 가야금을 연주한 데서 유래됐습니다. 그리고 임진왜란 시 신립 장군이 탄금대에서 8천여 명의 병사들과 배수진을 친 후 왜군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옛 전쟁터이기도 하죠. 탄금대는 달천과 남한강의 합수머리에 위치하여 경관이 아름다워서 2008년 명승 제42호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열두대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은 절경을 이루고있죠.

공원 입구에 탄금대사연노래비가 우뚝 서 있습니다. 1968년 발표된 탄금대사연노래는 신립 장군과 우륵 선생을 기리는 내용을 담고 있죠다. 탄금공원의 첫 시작은 맨발숲길입니다. 맨발숲길을 걸으면 상쾌한 나무 내음이 코로 들어옵니다. 맑은 공기와 함께 걷다보면 숲길 곳곳에 있는 조각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숲길을 따라 쭉 들어오면 태극기와 탑 하나가 보입니다. 이 탑은 광복 이후 전사한 충주·중원 지역의 장병과 경찰관, 군무원, 군 노무자 2,838 위의 넋을 추모하는 충혼탑으로 매년 6월 6일 현충일에 행사를 지내는 곳이죠.

충장공신립장군과 팔천고혼 위령탑 상단에 형상화된 혼불은 산화한 영령들을 추모하는 모습으로 조국을 지키는 수호신을 의미하고, 아랫부분의 신립장군과 4인의 군상은 죽음으로써 국토를 지키는 불굴의 충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바위와 바닥 부분의 원반 모양은 탄금대를 싸고도는 남한강과 달천의 물결 모양을 살려 구성한 것이며, 탑 뒷부분의 부조는 당시의 탄금대 전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표현했죠.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이자 시인 권태응의 감자꽃노래비입니다. 시의 내용과 일제 시절 창씨개명을 반대하던 모습을 비추어 보면 그 뜻을 알 수 있습니다.

계단을 한참 올라오면 우륵 선생이 가야금을 탄 곳을 재현하기 위해 지어진 탄금정이 보입니다. 우륵의 아름다운 가야금 연주를 생각하며 잠시 쉬어가도 좋답니다.

탄금대에서 열두대로 가는 길은 내리막이 많습니다. 계단 아래로 가면 신립장군이 자결했던 열두대가 있는데요. 열두대는 전투 당시 뜨거워진 활을 식히기 위해 강 아래로 열 두번을 오르내렸다는 내용이 전해 내려오고 있답니다.

이곳 열두대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의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이런 모습을 놓치고 간다면 충주 중원문화를 놓치고 가는 것이니 꼭 들러보시는것을 추천합니다.

호국무예로서 택견의 본고장 충주에서 택견을 비롯한 수많은 전통무술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세계무술축제를 개최합니다. 1998년을 처음으로 해마다 개최한 세계무술축제는 지난해부터 충주호수축제와 격년제로 번갈아 열리고 있죠.

자전거 타기에 꽤 좋은 공원 내부에는 자전거 대여점이 있습니다. 걷는게 부담스럽다면 자전거를 빌려서 공원을 돌아다녀도 좋죠. 공원 곳곳에는 자전거 거치대도 있으니 자전거를 타다 조금 지겨워지면 잠시 세워두고 걸어보는것도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은 방법 중 하나랍니다.

무술축제인 만큼 벽화의 그림들도 무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벽을 발차기로 뚫고 나오는 듯한 생생함에 걸음을 멈추게 되죠. 무술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는것도 재미있는 추억을 만드는 것 중 하나일 것입니다.

게다가 이곳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도 있는데요. 바로 ‘라바’. 입니다 영유아(3~7세)를 위한 실내 키즈카페, 건물 옥상, 야외 세 구간으로 약 20가지의 놀이시설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약간은 지루해 할 지도 모르는 아이들과의 야외 나들이. 이런 재미난 캐릭터가 있는 곳으로 와보면 어떨까요.

탄금대사연노래비
탄금대비와 탄금정
열두대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의 풍경

무학시장

한반도의 중심, 서울과 영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인 충주는 무엇보다 문물의 교류가 아주 발달한 지역입니다. 사람들과 물자의 이동을 원활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시장이 발전하게 되었는데, 1970년대에 70여 개의 노점상들로 시작한 재래시장이 바로 무학시장이죠. 현재는 190여 개의 점포에서 채소와 생선 등의 반찬류와 잡화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매하고 있는 지역 전통 시장입니다. 매주 토요일에는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정다운 토요장터가 열리기도 하죠.

무학시장에서 가장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충주 명물 옛날 원조 순대 만두 골목입니다.. 순대국밥, 순대, 감자만두, 감자떡 등 따뜻한 먹거리들이 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죠.

만두 골목에는 쫄깃한 감자피로 만든 감자만두와 감자떡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중 대우분식이 TV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천왕에도 방송됐었죠. 방송에서도 증명한 그 맛은 전국으로 퍼져나가 택배로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0개에 4천 원! 쫄깃하고 투명한 감자피 속에는 김치와 고기 속이 꽉 차있습니다. 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단무지와 함께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다 맛있는 감자만두. 그리고 따뜻할 때는 물론 식어도 그 맛은 여전하다. 꼭 집으로 돌아갈 때 포장해 가야 하는, 계속 생각나는 음식입니다.

무학시장 입구
토요장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