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이길상 기자]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50대 이상 시니어들은 여행을 비롯해 여가서비스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목적도 과거에는 단순 관광이나 먹거리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인연맺기나 체험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시니어세대의 여행인식과 실태를 분석하고 여행산업을 전망해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니어 세대의 여행 수요를 심층 분석한 연구결과를 최근 내놨다.
카드지출내역·내비게이션·SNS 등 샅샅이 조사
관광공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니어들의 여행실태를 분석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예비시니어로 일컬어지는 50대를 비롯해 60대, 70대 이상 소비자들의 2019~2021년 카드 지출내역을 비롯해,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 건수, 데이터 통신 기반 관광지 방문자 수, 소셜네트워크 게시글 등 빅데이터와 승인통계 등을 활용했다. 더 면밀한 분석을 위해 학계,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도 실시했다.
관광공사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에서 2019~2021년 사용된 카드 소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소비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시도는 대구, 광주, 세종, 강원,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8곳이었다.
60세 이상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확산 기간에도 불구하고 전체 업종 가운데 레저, 골프장과 같은 여가서비스업에서 지출한 비중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었다.
50대는 전남·70대는 부산, 연령대별 선호지역 달라
시니어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통신데이터 분석 결과 2021년 기준, 50세 이상 방문자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전남, 경남, 울산이었다. 하지만 연령대별 선호하는 지역은 50대 전남, 60대는 울산, 70세 이상은 부산으로 나타나 지역에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 선호 지역을 내비게이션 데이터로 분석했더니, 골프장 등 레포츠 유형과 가족 단위 리조트 숙박 유형이 인기를 끌었다. 고급호텔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소셜 네트워크 분석으로 확인된 여행 동기는 이전과 다르게 나타났다.
여행 목적, 먹거리→체험·액티비티 활동 변화
주된 여행 목적이 과거 다양한 먹거리에서 체험이나 액티비티, 관광활동으로 변화했다.
구체적인 여행 목적으로는 ‘다양한 인연 맺기’를 비롯해 ‘행복한 노후생활’, ‘건강과 젊음 유지’, ‘삶의 질 높이기’ 등 삶의 의미를 찾는 ‘목적 있는 여행’으로 집중됐다. 여행 테마로는 자연친화 여행, 체험여행, 도보여행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세대가 여행을 주저하는 원인은 ‘코로나19 확산 염려’, ‘동행인 부재’, ‘고령의 부모님 케어’, ‘체력 부족’ 등이었다. 여행 후에 불편함을 느끼는 원인으로는 ‘장시간 운전’, ‘단체여행 시 동행인과의 심리적 불편’ 등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구매력, 여행 분야로 확대
시니어세대는 과거 복지시혜를 누리는 보살핌의 대상에서 이제는 과거보다 높은 구매력으로 소비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능동적인 세대로 변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고령친화산업 시장규모는 약 124조 원으로, 2015년의 67조 원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또한, 2018년 대비 2020년 주요 백화점의 50~60대 소비 매출은 50대가 6.6%에서 20.1%, 60대는 14.9%에서 17.2%로 늘어났다.
2021년 기준 우수고객 가운데 50대 이상 시니어가 차지하는 비중도 백화점 별로 50~6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시니어의 구매력이 최근 여행업계에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원하는 여가활동도 ‘관광’
실제로 시니어들은 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통계청 여가활동조사(2017) 결과, 65세 이상 인구가 ‘향후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꼽은 1위는 관광(65.8%)이었다.
또한,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 키워드 언급 추이에서도 2019~2021년 코로나 유행에도 불구하고 ‘여행’과 관련한 언급량은 2019년 1만1257건에서 2021년 2만7371건으로 크게 늘었다.
주요 키워드는 섬, 한달살기, 제주, 포토존, 드라이브 등으로 나타나, 시니어 계층의 여행 소재도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시니어세대, 여행업 활성화 새로운 동력
이처럼 시니어 세대가 다양한 기준에 따라 세분화되는 가운데, 건강한 노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다양하고 고급화된 여행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는 액티비티 특화 프로그램, 계절 특화 상품, 동반자 여부, 구성원 특성에 따른 여행상품 구성 등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불편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여행정보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노력하고, 물리적 장애요소를 없애는 한편, 여행 동반 서비스 확대와 같은 서비스 개선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65세 이상 시니어세대를 이제는 역동성과 다양성을 가진 세분화된 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행에서 소외되고 있는 시니어 계층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과 활성화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한 “시니어 세대의 다양한 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불편 요소를 해소하면서 적극 지원한다면, 시니어세대를 통한 여행업계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원, 해외여행 항공권 구매시 ‘주의’ 당부
한편, 최근 해외여행이 다시 재개되면서 항공권 관련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온라인 여행 예약 대행사(OTA)나 외국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의 피해가 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국제거래소비자포털에는 올해 들어 5월까지 접수된 항공권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129건이었다. 3월까지는 월별로 피해 사례가 20건 안팎에 그쳤으나 4월엔 34건으로 늘었고, 5월에도 36건으로 증가세를 이었다.
항공권 구입 경로별로 외국적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입한 경우가 65건(50.4%), 글로벌 예약 대행서비스를 통한 구입이 64건(49.6%)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환급 지연이나 거부, 취소·변경 수수료 과다 부가, 환급 요청 시 적립금으로 환급 유도 등 계약 해제 관련 불만이 10건 중 8건(103건, 79.8%)에 달했다.
소비자원은 “해외 항공권 구입 관련 피해 예방을 위해 취소 가능 여부와 수수료 조건 등 거래조건과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부당한 환급거부 혹은 지연 등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제거래소비자포털로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