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이길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초광역협력’이란 아젠다를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4일 “수도권 일극체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특단의 균형발전 전략이 모색되어야 한다”며 “초광역협력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에 참석해 “자치분권 2.0시대가 개막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수도권 집중이 지속되는 흐름을 되돌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초광역협력은) 광역과 기초지자체의 경계를 뛰어넘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단일한 경제생활권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다극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광역 경제생활권역을 형성하여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오지 않고도, 좋은 일터와 삶터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초광역협력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성공하고 확산된다면, 수도권 집중 추세를 반전시키고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해 초광역협력을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반영하고, 신속한 성공모델 창출을 위해 초광역 특별협약과 분권협약과 같은 절차도 도입해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지역 주도의 초광역권 전략산업을 집중 지원하고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하는데, 특히 “부울경 특별지자체가 우리 정부 임기 안에 출범하고, 선도적 초광역협력 모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은 내년 하반기, 충청권과 광주·전남은 2024년 특별지자체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회가 손을 잡고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고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 모두 발언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역균형 뉴딜’을 주제로 한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후, 1년 만에 광역단체장님들과 함께 더 심화된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오늘은 균형발전의 상징 세종에서 회의를 열게 되어 더욱 뜻깊습니다. 최근 공포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법의 의미를 되살리고, 국가 균형발전을 더욱 강하게 추동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뜻입니다.
세종의사당 설치로 비효율적 행정 낭비를 줄이는 효과와 함께 국회와 관련되는 행정기능까지 세종시에서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된 일극체제를 극복하는 새로운 동력이 되길 기대합니다.
우리 정부는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국정 목표로 정해 국가 균형발전을 힘있게 추진했고, 지역밀착형 생활 SOC, 지역 상생형 일자리, 규제자유특구 등 다방면에서 지역의 발전과 혁신을 지원했습니다. 특히 지역균형 뉴딜을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으로 삼고 지역 주도의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자치분권 분야에서 획기적 진전을 이뤄, 자치분권 2.0시대가 개막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방분권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무척 아쉽지만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주민주권과 자치권을 크게 확대했고, 자치경찰제를 전면 시행하여 생활밀착형 치안 서비스가 강화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지방분권의 핵심적 과제인 지방일괄이양법을 제정했고, 재정분권 1, 2단계를 연속 추진하여 지방세 비율을 22.3%에서 27.4%로 크게 높여 지방재정을 대폭 확충했습니다.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의 토대가 더욱 굳건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이 지속되는 흐름을 되돌리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수도권 인구는 2019년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경제력의 집중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주거, 교통 문제 등 과밀의 폐해가 심각해지고, 지방은 지방대로 활력을 잃어가며 소멸의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국가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특단의 균형발전 전략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초광역협력이 그것입니다. 광역과 기초지자체의 경계를 뛰어넘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단일한 경제생활권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다극화하는 것입니다.
초광역 경제생활권역을 형성하여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오지 않고도, 좋은 일터와 삶터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초광역협력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성공하고 확산된다면, 수도권 집중 추세를 반전시키고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초광역협력에 대한 시도는 역대 정부에서 있어왔지만 청사진만 제시되었을 뿐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위기의식이 큰 지역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고, 초광역협력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이 체계적으로 구축되고 있습니다.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내년 1월부터 두 개 이상의 지자체가 공동으로 특별지자체를 설치하여 운영할 수 있게 됨으로써 초광역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국가균형발전특별법도 개정하여 초광역협력을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정책으로 반영하고, 적극적 재정 지원과 함께 범정부 통합 추진체계도 가동할 것입니다. 또한 신속한 성공모델 창출을 위해 초광역 특별협약과 분권협약과 같은 절차도 도입하여 지원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단일 경제·생활권 조성을 위해 광역교통망을 조속히 구축하고, 일자리와 인재, 자본이 선순환하는 성장거점을 육성할 것입니다. 지역 주도의 초광역권 전략산업을 집중 지원할 것이며,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할 것입니다.
초광역권 공유대학 모델을 만드는 등 지역대학 혁신과 함께 지역인재 양성 체계를 다각도로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한 범부처 협업체계도 운영할 것입니다.
초광역협력은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전략입니다. 지난 2월 부산, 울산, 경남이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을 제시하고, 초광역협력을 가장 먼저 본격화했습니다.
현재 내년 1분기 내 초광역 특별지자체 설치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핵심적으로 추진 중인 초광역 사업들도 상당히 진척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울경 특별지자체가 우리 정부 임기 안에 출범하고, 선도적 초광역협력 모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
특히 초광역협력 모델의 성공을 위해서는 수도권처럼 광역을 일일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중교통망 형성이 핵심적인 관건입니다. 당장의 경제성을 넘어서서 균형발전의 더 큰 가치를 평가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기 바랍니다.
최근 대구·경북, 광주·전남, 충청권 등에서도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은 내년 하반기, 충청권과 광주·전남은 2024년 특별지자체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광역과 기초, 기초와 기초 간 협력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역이 특성에 맞게 창의적인 협력 방안을 추진한다면 힘껏 도울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초광역협력을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삼고, 대한민국을 다극체제로 전환하는 초석을 놓겠습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회가 손을 잡고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고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