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이길상 기자] 선진국형 산업에 해당하는 반려동물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관련 시장도 덩달아 부흥기를 맞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1인당 월 4만여원을 지출한다는군요. 의료‧이미용, 사료‧식품, 의류‧용품 시장이 인기입니다. 특히, 1인 가구와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의 호황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이 넘어서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인격화해 관련 서비스도 크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입니다. 앞으로 대기업의 사업 참여로 반려동물 프랜차이즈 사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가족규모가 축소되면서 반려동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가족구성원 감소로 고립된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고 위안을 삼기 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청소년의 57.7%는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미 단순한 애완동물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반려동물로 개념이 바뀌었다.
2020년 기준 반려동물 양육률은 전체 응답자의 27.7%로, 전국 추정 시 638만 가구(전체 2304만 가구)에 달하고, 2019년(591만 가구)보다 47만 가구가 증가했다. 반려견은 521만 가구에서 602만 마리(81.6%)를, 반려묘는 182만 가구에서 258만 마리(28.6%)를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6월 애완용품 분야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대비 116억원 증가한 15.2% 상승했으며, 전년 동분기와 비교해도 1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7.1% 증가했다. 특히 카페24 자체 조사결과 코로나 이후 올해 상반기 반려동물 용품 주문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46%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은 사료를 비롯한 관련물품 구입비 등 사육비로 월평균 13만5632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사료‧간식비 5만7493원, 장난감과 가방 등 용품구입비 3만5528원, 동물병원 등 기타 4만2611원 등이었다.
이처럼 관련물품 지출액이 2000년 이후 급상승한 이유는 ‘애완동물의 반려동물화’에 따른 용품 구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고려한 고품질 사료 소비가 증가하는 등 소비자들의 취향이 고급화됐고, 실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용품 시장도 커졌다.
특히, 2010년 이후 경기침체기에 애완동물 관련 물품 지출액이 증가한 것은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반려동물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사료․용품․수의․서비스로 분류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산업은 사료산업, 용품산업, 수의업, 서비스업 등으로 구분한다.
사료산업은 반려동물용 배합·단미사료, 비스킷과 조제보조사료 제조 및 사료용 분쇄물 생산, 애완동물 성장상태와 건강에 따라 원료조성을 달리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용품산업은 신발, 집, 샴푸, 향수, 치약, 식기, 견인줄, 위생용품, 의류, 완구, 액세서리, 브러시 줄, 미용용품 등을 생산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소형종 반려견을 선호해 다양한 디자인의 케이지(집‧우리)가 생산, 판매되고 있다.
수의업은 애완동물 질병에 대한 치료, 입원, 치료보조, 번식, 방역업무 등을 수행한다.
기타 서비스는 보험, 훈련, 광고모델 섭외, 미용관리 등이며, 관련 잡지, 서적, 신문 발행이나 애견스튜디오, 애견카페, 애견 숍 프랜차이즈, 분양, 경매 등 매우 다양하다. 반려동물산업 중 가장 큰 시장은 의료‧이미용(1조1000억원) 분야에서 형성돼 있다. 이어 사료‧식품(4975억원), 의류‧용품(1836억원) 등이다.
국내 애완동물 관련용품 시장은 매출액이 급성장하는 추세이고, 업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소비취향의 고급화로 인해 애완‧반려동물 및 관련용품 소매업 시장은 2009년 1687억원에서 2011년 2874억원으로 2년 만에 1.7배 급성장했다. 우리나라 관련용품 취급 소매점은 펫숍, 동물병원, 인터넷쇼핑몰 등은 2011년 기준 2898개소가 운영됐으나, 현재는 더 많이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시장이 커지면서 일부업체는 월 일정 비용을 받고 애완‧반려동물 용품을 패키지로 구성, 배송하는 고객맞춤형 마케팅 전략(서브스크립션 커머스, Subscription Commerce)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펫박스’ ‘펫츠비’ ‘비비박스’ ‘애니멀박스’ ‘아띠와 루띠’ 등이다.
동물도 고령화, 관련서비스 인기
반려동물산업은 선진국형 산업에 해당된다. 각 선진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관련산업 비중이 우리나라의 5배 수준이다.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미국이 57조원(2012년), 일본 약 16조원(2011년) 규모로, GDP 대비 각각 0.34%, 0.3%에 해당한다. 이는 우리나라(0.07%)의 4∼5배 수준이다. 사육가구 비율도 미국 62%, 영국 47%, 일본 27%로 우리나라(18%)보다 훨씬 높다.
일본펫푸드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문화 및 생활환경이 비슷한 일본의 반려동물 사육 트렌드는 △반려화 △실내사육 △소형화와 순혈화 △고령화 등으로 변하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첫째, 반려화는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변화다.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 먹이나 사료가 아닌 ‘펫푸드’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보편화된 현상으로 애완동물과 사육자의 관계를 ‘애기’와 ‘엄마’로 설정하고, 실제 아기를 기르듯 옷을 입히거나 장신구로 치장하는 등 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둘째, 집 안에서 반려동물을 사육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일본의 실내사육 가구는 개와 고양이가 각각 73%, 78%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동경 등 대도시 주택의 경우 마당이 없는 맨션, 아파트 등 집합주택이 많아 반려동물을 집밖에 둘 수 없거나 반려동물과 집안에서 실제 가족처럼 함께 살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셋째, 반려동물을 전문점에서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혈통서를 가진 순종을 사육하려는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순종 비중은 애완견이 약 82%, 고양이 약 16%로 추정된다. 또, 실내사육에 적합한 소형견을 선호하면서 닥스훈트, 치와와, 토이푸들, 요크셔테리어 등이 인기다.
넷째, 주인이 반려동물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하고 잘 관리하기 때문에 동물의 수명이 길어지는 한편 늙은 반려동물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2011년 기준 일본의 애완동물 관련시장 규모는 1조4033억엔(15조8991억원) 수준이었으며, 이 가운데 ‘펫푸드’ 시장이 4383억엔(31.2%)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용품시장(2484억엔, 17.7%)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반려화 및 실내사육에 따른 서비스와 의료보험사업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노인증가, 반려동물산업 호재
우리나라도 고령화에 따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수요가 증가,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업체별 시장점유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도 연금혜택 등 노인복지 수준이 높아 부유한 노인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시장과 문화가 발전해 왔다.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 문화는 국민소득 1만 달러 수준에서 시작되고, 2만 달러 수준에서는 발전 단계에 진입한다. 3만 달러 수준에서는 반려동물을 인격화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3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소형종 위주로 반려동물화가 급속히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용품과 의료서비스가 고급화되면서 반려동물 수명도 점차 연장될 전망이다.
애완동물 관련업종이 전문화, 세분화되고 대기업의 사업참여에 따라 개인사업자는 점차 줄고 브랜드 중심의 프랜차이즈 사업자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려동물의 노화와 비만관리를 위한 제품이 인기를 끄는 등 건강관리와 관련한 예방접종과 치료 및 진단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반려동물 보험, 동물용의약품을 비롯해 훈련학교, 모델 에이전시, 미용업 등 서비스부문의 시장이 세분화․전문화되고, 동물매개치료나 동물매개활동 등 새로운 서비스 등장도 예견된다.
도움말=농협경제연구소 황명철 축산경제연구실장․김태성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