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장한형 기자] 정부가 파킨슨병 극복을 위한 연구자료를 구축한다.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과 국립보건연구원(원장 권준욱)은 파킨슨병 극복을 목적으로 하는 임상연구 수행을 위해 파킨슨병 코호트 구축사업을 추진한다고 8월 4일 밝혔다.
코호트란 특정 환자군과 같은 어떤 특성을 공유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임을 말한다. 참여자의 임상자원 수집 및 장기 추적조사를 통해 질병 원인 및 진단법, 치료법 등의 연구에 활용된다.
파킨슨병 코호트 구축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주관하는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향후 10년 이상 장기간의 사업 추진을 목표로 진행된다.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 사업은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뇌질환 코호트 중심으로 임상역학정보, 뇌영상정보 (MRI(자기공명영상법), PET(양전자 단층촬영)), 유전체정보, 인체자원, 사후뇌조직 (치매뇌은행) 등 정밀의료 연구자원을 확보해, 뇌질환의 정확한 진단법, 예방·관리지침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보건의료연구 및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수집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파킨슨병 코호트 사업의 첫 단계인 2021~2023년 3년간 총 12개 기관의 전국적 임상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주관연구기관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연구책임자는 신경과 김중석 교수다.
자발적으로 참여에 동의한 파킨슨병 환자 약 800명을 모집해 참여자들의 임상역학정보와 뇌영상정보(MRI, PET), 인체자원(혈청, 혈장, DNA) 등 임상연구 기반 데이터를 수집한다.
기반조사 이후에는 참여자들의 파킨슨병 진행 양상 및 예후 등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적·관찰할 예정이며, 수집된 임상정보 및 인체자원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기탁돼 향후 일반 연구자에게 공개될 계획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돼 도파민 부족으로 인해 느린 동작, 떨림, 강직 및 보행 장애 등의 운동 증상과 인지기능 저하 및 신경정신 증상 등의 비운동 증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파킨슨병 환자 규모도 2010년 7만1571명에서 2020년 12만5927명으로 약 1.8배 늘어났다.
파킨슨병의 고통은 환자, 가족 모두의 부담이며, 사회 전반적인 생산성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같은 노인성 질환인 뇌졸중 대비 파킨슨병 환자 삶의 질 평균은 14% 낮았다. 20년 총진료비는 약 4838억원에 달했고 연평균 6% 증가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유전적 요인 외에 약물, 중금속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으나, 아직 정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기존의 진단 및 치료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인구고령화 심화에 따른 파킨슨병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개인 및 국가적 질병부담이 커지고 있고, 국가차원의 코호트 구축 등 파킨슨병의 진단기술 개선, 원인규명 및 예방·치료기술 개발 등을 위한 파킨슨병 임상연구 기반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파킨슨병 환자의 고도화된 임상정보 및 연구자원 확보를 통해 파킨슨병 극복을 위한 체계적 국가 연구기반이 마련되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