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죽어 지옥을 가련다

무의식적으로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는 나와 또 다른 나(자기)와 대화를 한다. 왜? 1년 12달 365일, 대화할 아무도 없는 독살이 방편이다. 아마 죽을 때까지도…. 자기야! 쏟아지는 소낙비칠흑 밤을 쫒는 번갯불이 있듯이 길 없는 길을 걸어온 길, 그것이 우리 인생길이아니더냐? 자기야 우리 인생길, 포기하지 말자. 종로네거리 막고 오가는 사람한테 물어 보아라. 걱정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사람마다 하는 걱정만 다를 뿐, 인생 누구나 다 걱정은 있단다.

자기야! ‘너무 행복해 걱정이 없다’라는 사람걱정은 행복이 영원하길 바라는 걱정이 있단다. 잠시도 머물지 않은 우리인생,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을 향해 우리 스스로 걷기도 하고 떠밀린 억지걸음도 했겠지. 찰나의 쾌락 뒤에 언제나 찾아오는 긴 고뇌? 자기야! 오늘 하루도 치유할 수 없는 사병과 싸우는 사람!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구속이란 육체적 자유를 빼앗긴 사람! 판사의 준엄한 사형 언도에 흘리는 눈물도 있지 않을까?

자기야! 지금 가슴아파하는 우리걱정보다 더 큰 걱정을 가진 사람, 얼마나 많을까? 몇 백억 호화주택에서 끌러 나와 싸구려 지하방보다 못한 국립호텔에서 자유를 빼앗긴 사람도 있지 않은가? 작은 걱정씨앗을 발아시켜 더 큰 걱정으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걱정밑거름으로 행복에 싹을 키울 것인가? 이 모두는 자기와 나, 우리에 몫이 아닐까?

자기야! 때론 우리가 미워하는 세상, 단 한 번이라도 우리를 미워하며 버린 적이 있는가? 세상모든 것들은 언제고 거기서 아무런 대가 없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지 않는가? 인간누구나 태어날 때, 한 손에는 출생신고 또 한 손에는 사망신고를 가지고 태어났다. 울음으로 갓 태어나 엄마 젖무덤만 찾던 아가, 사노라면 모두를 내려놓고 미소로 죽어갈 수 있는 사람이 자기와 나, 우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야! 지금 자기한숨은 허기진 배를 채울 음식물쓰레기를 찾지 못해 쉬는 한숨인가? 아니면 몰아치는 겨울 칼바람을 피할 냉방이라도 없어서 울부짖는 눈물인가? 어릴 적 나는 중국집 음식물쓰레기로 허기진 배를 채운 만복감에 미소를 짓기도 했다. 겨울칼바람 냉방에서 희망이란 영원히 시들지 않은 샘물을 마기도 했다. 왜? 어떻게? 란 화두를 들고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야 한다.’ 며 행복해도 했단다.

자기야! 사노라면 구비마다 즐거운 행복도 있고 근심걱정이 있는 것이 인생이더라. 떠밀려 태어나 살아야할 인생이라면 어디서 왜 왔는지 우리 묻지 말자. 이미 태어나 여기 살고 있는데 물어서 무엇하며 알아서 무엇하나? 이왕 왔으니 가야할 인생, 살아 살기 좋은 세상 돈이 원수다. 돈이란 놈과 원수지간만 풀 수 있다면 한 번쯤 살아볼 만한 세상이 아닌가?

자기야! 행여나 지금, 코로나19 혹은 그보다 더한 일로 돈이 없어 하늘이 무너져라. 땅이 꺼져라. 토하는 자기한숨, 가을겨울봄여름 머루다래 오색단풍 산나물, 눈꽃쌈밥 인정 퍼주는 웃음꽃 만발하는 행복안내 이정표란다. 우리함께 손잡고 나아가자.

자기야! 많이 배워 가진 놈이나 불가촉천민, 성직자나 잡놈이나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돈한테는 다 아부하드라. 저승 가는 놈 길목 잡고 찬송가에 목탁소리, 앞소리 뒷소리, 헛소리, 상여소리로 돈을 빼앗기도 하더라. 천당 가는 놈 지옥 보내고 지옥 가는 놈 천당 보내는 그놈 돈 이길 장사 뉘 있단 말인가? 자기야 자기는 몰라도, 난 더러운 돈 놈 미워도 죽어 돈 없이도 갈 수 있는 지옥을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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