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꽃을 감상하며 힐링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최근 치유농업이 인기다. 각막한 도시를 떠나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도시 근교에서도 주말농장을 가꾸며 치유농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치유농업은 실제로 건강에 좋은 것일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대상별로 다양한 효과를 보인다.

치유농업은 시니어들의 인지기능 향상에 좋다. 치유농업 활동은 독거어르신의 우울감을 줄이고 치매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의 인지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인지기능 19.4%, 기억력 18.5%, 지남력(시간, 장소, 상황 등을 올바로 인식하는 능력) 35.7%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유아·아동 청소년에는 긍정적인 정서를 기르는 데 좋다. 식물 기르기와 반려동물 돌보기 활동에 참여한 아이들은 언어폭력성, 공격성, 불안감 등 부정적 정서는 줄고, 사교성과 공감능력 등 긍정적 정서 반응은 높아진다.

가족과 함께 치유농업에 참여할 경우 소통과 유대감이 높아진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식물을 기르는 텃밭 활동은 가족관계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식물을 함께 돌보며,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와 자녀의 우울감 해소에 효과가 있다.

성인(직장인)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사무공간을 식물로 꾸몄더니 긴장감, 우울감, 피로감 등 부정적 감정은 줄어들고, 활력지수는 높아졌다. 정서 회복과 업무 효율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질환자에겐 심리·신체적 건강회복에 도움이 된다. 원예치료는 질환자의 심리적, 신체적 건강에도 효과를 보였다. 암환자의 우울감을 해소하고, 대사성 만성질환자는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비만지표가 줄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신체적·정신적 건강 및 사회적 관계개선 효과

치유농업의 효과와 관련한 연구자들은 치유농업으로 인한 직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원의 간접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자들 설정한 치유농업 효과는 주로 대상별로 구분된다. 이는 치유농업의 고객, 치유농업을 수행하는 농장 및 관련 조직, 지역사회 및 국가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대상뿐만 아니라 치유농업 효과의 내용에 대해서는 다기능적 농업(multifunctional agriculture)의 측면, 공중보건(Public Health) 측면, 사회통합적(social inclusion) 측면으로 구분해 치유농업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농장주와 가족은 치유농업을 통해 교육, 보건 및 사회 등 다른 분야에 참여할 기회를 갖기 때문에 이해관계자의 수와 유형을 확대할 수 있다. 젊은 세대와 더 넓은 지역사회 양쪽에 농업에 대한 인식을 바꿀 기회 제공하고, 농장주에겐 윤리적인 소비자에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치유농업은 사회와 농업의 연계로 발생하고, 참여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자율, 삶의 질, 사회통합, 교육, 고용 측면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치유농업을 병원치료와 비교하기는 곤란하다. 치유농업을 통한 효과는 신속히 드러나지 않고 오랜 기간에 걸쳐 달성되며, 질병 자체의 치료보다는 주로 개인의 대처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활동은 다양한 신체 부위를 이용하기 때문에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와 함께 자연의 생명력을 지닌 녹색(Green)식물을 통해 안정감과 신뢰감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관계자는 “치유정원에서 햇볕을 쬐고, 지속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감각기관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자원을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과정은 경도인지장애 노인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삶의 여유를 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