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유별님 기자] 우리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은 구백 냥이나 됩니다. 내과에서도 의사들은 눈을 들여다봅니다. 눈동자를 살피고 눈꺼풀 안도 꼼꼼하게 들춰봅니다. 몸의 이상 신호가 눈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안과에서는 더욱 당연한 일입니다. 의사는 세극등현미경으로 환자의 눈 상태를 샅샅이 살펴봅니다. 시니어들의 노화에 따라오는 눈 건강, 흔하게 발생하는 안질환 3가지는 녹내장, 백내장, 황반변성이지요. 찬바람 부는 가을철, 시니어들의 눈 관리와 질환, 눈으로 보는 신체 건강에 대해 알아봅니다.
고령자들에게 가장 많은 안질환
안과에서 접수를 마치면 먼저 안압검사를 한다. 혈압이나 녹내장 상태를 보는 것이다. 다음은 굴절검사. 눈 속 굴절이 다르기 때문에 안경 처방을 위한 검사다. 이어 시력검사를 한다. 눈 상태에 따라 안경이나 돋보기 도수를 바꾸기도 한다. 의사는 검사결과를 요모조모 관찰한다. 세극등현미경으로 환자의 눈을 세세하게 들여다본다.
1. 백내장
K(남, 65) 씨는 주변 시야가 자꾸 뿌옇게 보여 많이 불편했다. 처음엔 노화현상이라 생각했다. 앞에서 오는 지인도 알아보기 어려웠다. 돋보기를 써도 글씨 보기가 힘들었다.
K씨는 안과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주원인은 노화. 수정체도 노화가 촉진된 것이다. 빛이 퍼져 보이거나 사물이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현상을 갖고 있었다.
백내장은 안구 내부의 투명한 수정체가 단백질화 되면서 시야가 혼탁해진다. 막연히 노화라고 방심하면 안 된다. 합병증으로 녹내장을 불러올 수 있다. K씨는 정밀검사를 받고 의사 처방에 따른 치료를 시작했다. 수술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어서 당분간 안약을 투여해 치료하기로 했다.
2. 녹내장
L(여, 62) 씨는 열흘 전, 눈이 충혈되고 가려워 안과에 갔다. 검진 결과, 각막염 증세였다. L씨의 눈은 안구건조증이 심한 상태였다. 인공눈물과 염증약을 처방받았다. 담당의사는 염증 치료가 끝난 후 녹내장 검사를 권했다. 감기나 몸살이 없는 건강한 상태일 때 병원에 다시 오라고 했다.
이번 검사 결과 L씨는 왼쪽 눈에 녹내장이 시작되고 있었다. 안압은 정상이었고, 별다른 이상 증세를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검사에서 물체 중심부 밖이 희미하게 보이는 현상이 있었다. 안약을 처방받고 치료에 들어갔다. 아직은 초기단계라 하루 1회 안약을 넣는 정도였다.
녹내장은 눈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병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시야 결손이 생기게 된다.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역시 의사 처방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은 백내장이나 당뇨성 망막증, 포도막염 등과 같은 눈 질환이 있는 경우 쉽게 발생할 수 있다.
3. 황반변성 : 심혈관계질환 의심증상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휘어져 보인다. 증상이 심하면 시력이 저하되고 시야 중심부가 보이지 않게 된다.
4. 눈물흘림증(유루증)
눈물흘림증은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증상이 심하다. 눈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 밖으로 흐르며, 눈이 젖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백내장이나 눈꺼풀 처짐 같은 노년기 대표적 안질환이다.
눈물이 많이 고이면 사물이 흐리게 보인다. 자꾸 흘러내리면 닦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그냥 두면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생겨 눈곱이 많이 생긴다.
눈물흘림증은 TV나 휴대전화를 보다가도 눈물이 흐를 수 있다. 환절기나 찬바람이 불 때 증상이 심하면 얼른 안과에 가야 한다.
[눈 상태로 알아보는 신체 이상 신호들]
서울 강서구 맑은눈안과의원. 30여 명의 고령층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안질환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눈의 피로를 유발한다. 작은 글씨를 보느라 눈의 조절력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 눈에 부담을 준다. 또 눈의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안과전문가들은 “눈에는 우리 몸의 중요한 부분과 연결된 혈관들이 많기 때문에 눈은 건강의 척도로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혈압 : 눈 흰자의 붉은 점.
눈 흰자에 붉은 점이 있으면 고혈압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혈압이 높아 눈 흰자위를 덮는 얇은 막 속 혈관이 터지기 쉽기 때문이다.
간염, 간경화증 : 흰자가 누렇게 변한다.
눈의 흰자가 누렇게 변하면 간 기능이 떨어진 것일 수 있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 속 헤모글로빈에서 만들어지는 ‘빌리루빈’이란 물질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해 눈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상지혈증 : 검은자 주변 흰 테두리
혈관은 검은자 가장자리 부근까지만 닿아있다. 지질 양이 많아지면 혈관 끝에 지방이 쌓이면서 흰색 테두리를 만든다. 이상지혈증은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 허혈성심장질환의 원인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증 : 아래 눈꺼풀 안쪽 점막의 붉은 반점
혈관이 좁고 딱딱해지는 증상이다. 심장혈관이나 목에 있는 경동맥이 좁아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될 때, 눈의 실핏줄이 막히다 터져 피가 샌 것이기 쉽다.
빈혈 : 아래 눈꺼풀 안쪽 점막이 옅어짐
점막이 분홍색보다 옅으면 빈혈을 의심한다. 빈혈로 혈액량이 부족하면 눈 점막의 실핏줄로 가는 혈액이 적거나, 적혈구 색깔이 옅어지기 때문이다.
결막염
흰자가 붉어진다. 눈의 염증을 없애기 위해 혈액공급량이 늘면서 혈관이 팽창되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은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대기습도가 낮아지는 가을에 걸리기 쉽다. 눈물량이 줄며 안구 표면이 쉽게 손상된다.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눈이 시리다.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심하면 시력저하로 이어지는 위험도 있다. 각막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눈 건강 수칙]
실내를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습도는 40~60% 정도 유지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지 말고,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면 좋다.
잠들기 전에 따뜻한 물수건으로 마사지해주면 아주 좋다. 눈물샘이 열리며 눈물이 잘 돈다. 눈을 따뜻하게 마사지해주면 마이봄샘에서 기름이 나와 눈물이 마르지 않도록 해준다.
[눈에 좋은 음식]
눈 보호 유지에는 각종 비타민류가 좋다. 토마토, 당근, 바나나 등의 과일과 브록콜리 등이다. 견과류도 도움이 된다.
시력이 떨어져 불편하게 되면 안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 보이지 않아 인상을 쓰고 보면 눈가 주름이 늘어난다. 낮은 시력은 사물 인지가 떨어져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