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어르신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 생활하는 어르신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와 긴 장마 탓에 외부 운동과 모임, 사회활동이나 종교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신체활동이 제약되고 사회관계도 단절되면서 인지기능을 포함한 뇌 건강이 악화할 가능성이 큰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신체활동 저하는 치매 발생 또는 알츠하이머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건강한 어르신들은 물론, 이미 인지기능 저하가 있는 어르신들에게도 적절한 운동과 자극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어르신들이 실내에서 최소한의 운동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법, 그리고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이 장기전으로 돌입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실내서 최소한의 신체운동과 인지자극 활동 유지해야 한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신체활동과 사람들과의 교류는 적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내에서도 몸을 움직이는 최소한의 신체운동과 인지자극 활동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어르신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운동방법과 인지자극 프로그램을 짜고 실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치매나 보건 관련 공공기관 홈페이지에는 실내에서 어르신들이 따라 할 수 있는 신체운동과 인지자극활동 방법이 소개돼 있어 이를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신체운동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2015년 개발한 겨울철 신체활동 가이드를 참고할 수 있다. 의자를 이용해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 TV를 시청하면서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법이 있다.
특히, 중앙치매센터가 개발한 치매예방 인지훈련법도 있다. 신문과 필기구만 있으면 누구나 24가지 인지훈련법을 집에서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다.
대한치매학회, 치매 환자 코로나19 행동 권고 지침
건강한 어르신들은 예방차원에서 신체운동과 인기기능훈련이 효과적지만, 이미 치매 판정을 받은 어르신들과 가족에게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치매에 걸린 어르신들이나 가족은 대한치매학회가 최근 내놓은 코로나19 사태 속 치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행동 권고 지침을 참고할 수 있다.
기억력과 인지력 저하로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키기 어려운 치매 환자는 치매 증상 악화와 더불어 코로나19 감염 예방이 어려워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한치매학회는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치매 환자의 방역 지침을 마련하고, 활동 수칙과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대비하는 방법을 세심하게 고려해 이번 권고 지침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대한치매학회는 치매환자의 일상생활과 격리상황, 생활방역에 대한 내용으로 행동 권고 지침을 구성했다.
코로나·장마철 일상생활 ①일정한 일과를 유지한다
치매환자의 일상생활에서는 평소 다니던 경로당이나 문화센터, 주간보호센터,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하지 못하게 될 경우 대인관계와 신체‧인지 활동 유지가 어려워지고 증상 악화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제한적이더라도 이에 대비할 방법들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우선, 일상생활에서 시간표를 짜서 일정한 일과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고, 이를 위해서는 늦게 잠을 자거나 과도한 낮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대한치매학회는 치매환자라도 평소 활동량을 고려해 실내에서도 적절한 신체활동을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청소, 요리와 같은 집안일에 참여하거나 규칙적으로 정해진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특히, 앞서 소개한 실내운동과 인지훈련을 병행하면 증상 악화를 늦추는 데 효과적이다.
코로나·장마철 일상생활 ②치매예방제초를 따라한다
치매 환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신체활동은 유튜브 보건복지부 채널에 있는 치매예방체조를 참고할 수 있다. 아래 보건복지부 치매예방체조 동영상을 참고하자.
치매예방체조는 둔화되기 쉬운 신경을 자극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뇌신경 체조와 팔, 다리 등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을 촉진해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운동법으로 구성됐다.
또한, 전문의와 상담해 가능하다면 실내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뜨개질과 같은 취미활동을 시작하고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전화상담이나 태블릿 PC를 빌려 동영상 온라인 수업을 듣는 방법도 있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과 화상통화나 전화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 관련 뉴스 시청은 하루 1~2번 이내로 제한하고, 지나치게 부정적인 마음에 휩싸이지 않도록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격리 상황 대비, 애착물건 등 익숙한 물건을 챙겨 놓는다
치매 환자 본인과 주보호자가 코로나19로 갑자기 격리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우선, 환자가 입원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섬망에 대한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 섬망은 갑자기 의식이 흐려지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사람이나 장소, 날짜를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 짧게 나타났다 사라진다. 섬망이 길어지면 치매가 된다.
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애착물건과 달력, 탁상시계와 같이 익숙한 물건을 챙겨가고, 책이나 라디오 등 평소 즐기던 소일거리도 계속하는 것이 좋다. 낙상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화처럼 앞뒤가 막힌 실내화를 준비한다.
입원 후 면회가 어렵다면 가족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화상통화를 통해 치매환자가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주보호자가 코로나와 관련해 갑자기 격리될 경우를 대비해 대체할 수 있는 보호자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만약 주보호자 외에 다른 가족이 없을 때는 지역 치매안심센터 또는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를 통해 돌봄 관련 대비책을 상의해 두는 것이 좋다.
치매환자, 마스크 제대로 쓰는 방법 지속적으로 알려준다
치매 환자들은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력 저하로 개인위생지침을 적절히 기억하고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개인위생절차를 단순화하고 반복해서 상기시키며, 수행이 용이하도록 주변 환경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먼저 외출 전후, 수시로 30초 이상 손 씻기를 지키도록 습관화한다. 손 씻는 방법이나 마스크 착용 방법을 쉽게 알려주는 그림이나 스티커를 화장실 문 앞, 거울, 현관문 앞 등 잘 보이는 곳에 여러 군데 붙인다. 보호자가 손 씻는 모습을 보여주고, 환자가 따라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손 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알코올이 60% 이상 포함된 손소독제를 쓴다.
마스크를 쓸 때는 끈 이외에 앞뒷면을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일러주고, 코와 입을 잘 가리고 쓰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호흡기나 심혈관계 기저질환이 있다면 마스크 착용에 대해 담당의사와 상의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장시간, 장거리 외부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요양보호사처럼 외부에서 출입하는 사람이 있다면 방문 시에 증상이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동안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대한치매학회는 “치매 환자가 갑자기 혼동이나 착란 증상이 심해질 경우 코로나19의 첫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즉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