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장한형 기자] 직업세계의 변화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고령생산인구의 증가현상을 불러오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사라지는 직업이 있는가하면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들도 있습니다. 휴대폰과 노트북 등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유연근무체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잡 노마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숨 가쁘게 변화하는 직업세계 속에서 100세 시대를 살아야할 중장년의 정년퇴직 이후 경력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됐습니다. 미래의 직업 세계 변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5회에 걸쳐 알아봅니다.
가파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직업세계에 대응하기 위해 장년층들은 어떻게 해야 하며, 정부는 어떤 정책지원을 제공해야 할까.
우선 직업세계 변화에 따른 직무 재교육이 시급하다.
최근 커피문화의 고급화로 다방이 사라지고 있다. 같은 커피를 마시더라도 다방보다는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고, 세련되고 고급스런 카페를 선호한다. 그렇다면 기존 다방 종사자들은 시대의 변화에 맞게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 카페에 취업하거나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거의 사라진 사진관을 운영하던 사람이라면, 간단한 촬영장비를 이용해 3D 신개념 사진관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일반 금형기술자들은 3D프린터를 이용한 금형설계와 제작을 시도함으로써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대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이 가능하려면 직무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직무 재교육을 위한 정부의 정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둘째, 장년층의 니즈에 맞는 직업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장년층은 전문적인 지식과 오랜 경력을 갖고 있다. 자원봉사 등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취미생활을 통해 정신적인 가치와 안정을 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경제적인 수입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러한 장년층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직업을 발굴하거나 개발해야 한다.
장년층에게 적합한 직업 개발의 사례로 애완동물 장례지도사, 식용곤충요리사, 사이버장의사, 주변환경정리전문가, 이혼플래너 등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장년층 적합 직종·직무 사례
장년층이 주된 일자리에서의 경력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으로 문화재해설사나 박물관해설사가 있다. 이들 직업은 고궁이나 절 등 지역유적지 등을 방문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문화재를 해설하는 일을 한다. 문화재청이나 지자체에 기간제로 채용돼 일할 수도 있다.
숲해설사와 환경지도사도 경력활용직업이다. 자연휴양림, 수목원, 지역생태공원 등에서 탐방객이나 단체 학생 등을 대상으로 자연을 알기쉽게 설명한다. 산림청이나 노인일자리사업으로 근무할 수 있다.
기업보험컨설턴트(보험영업원)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보험을 전문적으로 영업하는 보험영업원으로, 대기업 퇴직자와 금융·법무·세무·부동산 관련 자격자를 우대한다.
에너지진단사는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사업체의 에너지 사용실태를 측정하고 에너지절약을 위한 컨설팅을 한다.
에너지진단사, 에너지관리기사, 열관리기사, 가스기사, 공조냉동기계기사, 전기기사 등의 자격증이 필요하고, 관련 경력자를 우대한다.
유아영어강사는 유아의 발달적 특성에 맞는 학습방법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유아들이 즐겁게 영어를 습득하도록 지도하는 직업이다. 대졸 이상 학력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문화센터, 유아영어학원,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다.
지역사회와 따뜻한 정을 나누는 직업도 있다. 아동복지교사, 요양보호사, 베이비시터, 특수아보조교사 등은 주로 저소득층,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인해 방과 후 집에 돌아가도 돌봐줄 사람이 없는 학생들을 학습시키고 돌보는 일을 한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생활복지사로 근무할 수 있다.
직업주례사는 관련 민간기관이나 고령자 관련 기관에서 웨딩업체와 연계, 알선을 통해 일할 수 있으며, 대졸 이상 학력과 사회경력, 품위 있는 외모와 목소리의 소유자를 우대한다.
시험감독관은 각종 국가자격, 어학시험에 대한 고사장 감독 업무를 한다. 산업인력공단의 경우 만 60~65세로 고졸 이상이면 근무 가능하다.
다문화가정방문교사는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이주여성이나 그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국어교육, 학습지도, 학교생활 등을 상담한다. 지역 다문화가정지원센터나 노인일자리사업에서 시간제로 근무한다.
실버운동건강지도사는 노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노인의 건강과 관련된 내용을 진행하며, 지역복지관 등 노인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취미를 살리는 직업으로서 동화구연사, 아동극단원, 실버모델 등이 있다.
도시텃밭 강사, 멘토로 활동하는 도시농업지도사, 실내조경사는 지자체 도시농업지원센터, 학교텃밭, 민영도시농업농장, 문화센터 등에서 근무한다.
독서논술지도사는 아동의 연령에 맞는 도서를 선택해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생각하기 등을 지도한다. 학습지회사 소속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다.
장년친화적 근로환경도 중요
장년친화적 근로환경도 중요하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작업장 만들기, 자동화·정보화 일터 조성 등이다.
배리어 프리는 휠체어를 탄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일반인과 다름없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취지에서 주택이나 공공시설을 지을 때 문턱을 없애는 운동이 전개되면서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인 아우디는 ‘미래의 일터’ 전략으로 체어레스 체어(chairless chair)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의자는 무게 2.4kg이지만 100kg 이상의 무게를 지탱한다. 근로자가 몸에 착용하는 의자다. 근로자가 어떤 자세를 취하든 가장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고안된 의자다. 스위스 스타트업(Noonee)이 제작했다. 고령 근로자의 체력 저하를 방지할 수 있고, 근로자는 편안한 자세로 근무함으로써 생산능률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