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가 일회용 페트병 재생섬유로 만든 티셔츠 ‘BAC두타2티셔츠S’. 사진=비와이엔블랙야크

[시니어신문=주지영 기자] 플라스틱은 가볍고 단단하며 가공이 편리해 우리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소재다. 하지만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져 환경을 위한 플라스틱 재활용은 이제 세계적인 문제가 됐다. 패션업계에서도 이처럼 버려지는 물건을 재활용해 옷이나 운동화로 재탄생시키는 친환경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업체인 비와이엔블랙야크의 뉴라이프텍스 전담반(TFT)은 일상에서 버려지는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아웃도어 기능까지 갖춘 완전한 패션 상품을 개발해 상용화와 시장화에 성공했다. 뉴라이프텍스 전담반은 ‘녹색산업 혁신’과 ‘새로운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을 실현한 그린 뉴딜의 모범 사례로 꼽혀 6월 ‘이달의 한국판 뉴딜’에 선정됐다.

심사를 맡은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경과 경제의 상생이라는 그린 뉴딜의 이념을 구현했다. 주도적인 기업의 참여가 돋보인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한신대학교 김준혁 교수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완전한 패션 상품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은 환경을 살리고 기업의 경제 이익까지 만들어낸 한국판 뉴딜”이라고 평가했다.

4200억 원 신규 시장 창출 기대

2019년 출범한 뉴라이프텍스 전담반은 기존 재생 폴리에스터 패션 상품이 수입 페트병 원료에 의존했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지방자치단체·기업과 협력해 국내에서 사용된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데 앞장섰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는 물론 지구를 살리는 환경보호에도 선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전체 의류 소재 사용량의 약 52%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터 섬유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투명 페트병과 그 원료가 같은 플라스틱이다. 폴리에스터와 투명 페트병을 만드는 원료인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는 화석연료를 가공해 제작하기 때문에 생산 공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따라서 폴리에스터 의류를 많이 생산할수록 탄소배출량도 늘어난다.

재생 폴리에스터 섬유는 대표적인 지속 가능한 패션 소재로 버려진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감소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페트병 분리 배출과 수거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던 우리나라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를 시작한 2020년 이전까지 재생 폴리에스터 원료 대부분을 일본이나 중국·대만 등에서 수입해야 했다.

뉴라이프텍스 전담반은 완전히 새로운 자원 순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는 물론 스파클(세척)·두산이엔티(파쇄)·티케이케미칼(재생 원사)과 손잡고 각각 페트병 수집과 파쇄·세척, 재생 원사 생산 등을 원만히 수행하도록 유도했다.

시행착오와 연구개발 끝에 2020년 8월 국내 페트병을 재활용한 제품(K-rPET)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국내 투명 페트병을 부가가치가 높은 장섬유(얇은 두께의 섬유)로 재활용해 확대 생산한다면 약 4200억 원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명 페트병을 제품화하는 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친다. 우선 국내에서 사용된 일회용 페트병을 수거해 불순물을 제거한 뒤 손톱 크기로 잘라 플레이크(Flake, 작은 조각으로 나누는 것) 상태로 만들고 섬유의 원료가 되는 쌀알 크기의 칩(Chip)을 완성한다.

이후 실을 뽑아내 원단·염색 과정을 거쳐 제품이 만들어지며 이 과정에서 티셔츠 한 장당 15개의 페트병(500㎖ 생수병 기준)이 재활용된다. 원사는 K-rPET 재생섬유로 만든 재생 폴리에스터와 옥수수 원료의 친환경 소재 및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제품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블랙야크는 K-rPET 재생섬유에 아웃도어의 기술력을 더한 ‘플러스틱(PLUSTIC)’ 친환경 소재 개발에 성공해 현재까지 1710만 개 이상의 국내 페트병(500㎖ 기준)을 재활용하며 친환경 제품을 생산했다. 플러스틱은 플러스(Plus)와 플라스틱(Plastic)을 합친 합성어다.

‘대한민국 페트병 완전독립운동’ 챌린지

블랙야크는 6월에 ‘대한민국 페트병 완전독립운동’ 챌린지를 진행했다.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에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획한 실천형 캠페인이다. 소비자가 상표띠(라벨)를 완전히 제거하고 세척한 투명 페트병 일곱 개를 모아 매장에 가져오면 두 종류의 ‘지구 사랑 키트’를 선택해 교환할 수 있다.

뉴라이프텍스 전담팀을 대표해 이달의 한국판 뉴딜 상을 수상한 김정회 상무는 “환경과 사업을 모두 지속 가능하게 하려는 비와이엔블랙야크의 ‘대한민국 페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린 뉴딜 사례로 선정돼 영광”이라며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제품이 만들어지도록 앞으로 이 시스템을 올바르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정책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