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용 소장은 창업을 꼭 해야 하는지, 반드시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본자세와 마음가짐을 짚어주었습니다. 시니어 창업자의 경우 주변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보니, 즉 체면 때문에 한꺼번에 너무 많이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창업은 실패할 확률이 100%라는 생각을 갖고, 실패하더라도 타격받지 않을 만큼만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실전경험도 강조합니다. 철저한 준비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실전경험이란 것이지요. 김갑용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우리는 왜 창업을 고민하는가?

직장인의 퇴직연령이 단축되고 있지만,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퇴직 후 20~30년은 더 살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고 있다.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통해 일자리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평균수명이 65세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눈높이를 낮추면 재취업은 쉽다. 하지만 결정과 실천이 어렵다. 이런 이유로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영업자의 문제는 앞으로도 심화될 것이다.

퇴직 후 돈만 있으면 무난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건강이 중요하고,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일은 건강과 돈을 동시에 지키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일자리 찾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일은 크게 취업과 봉사, 취미생활, 그리고 창업으로 나눌 수 있다. 내 일자리를 고민해야 하는데, 이것이 창업이다.

창업성공, 일정한 시간 거쳐야 가능

‘창업’(創業)이란 말은, 영어로는 ‘비즈니스를 시작하다’(start business), 한자로는 ‘나라를 처음으로 세우다’ ‘사업을 시작하다’란 뜻이 있다. 우리말로도 ‘나라나 왕조를 처음 세우다’ ‘사업 등을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한다’는 뜻이 있다. 창업이란 용어의 어디를 봐도 돈과 연관되지 않는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과 결부됐을 뿐이다.

처음과 시작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창업에 대해 생계유지, 돈 버는 방법으로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쉽게, 빨리, 많이 버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밥을 판다고 가정해 보자. 김밥을 팔아 20억원을 벌기 위해서는 하루에 547개씩 20년 팔면 된다. 하루에 1100개를 판다면 10년, 2200개를 팔면 5년으로 단축된다. 4400개를 팔면 2년 6개월 만에 20억원을 벌 수 있다. 실제로 그럴까. 그렇지 않다. 어느 경우든 20년이 걸린다.

하루에 4400개의 김밥을 팔기 위해서는 직원이 필요하고 비용이 지출된다. 명심할 것은, 성공하기까지 절대적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시간을 임의로 단축시키려는 욕망이 실패의 원인이다. 여기서 무리수가 나오게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치킨브랜드의 경우 다양한 브랜드에 손댄 결과 현재 자산을 매각하면서 빚을 갚고 있다. 성공하기까지 절대적 시간을 무시하고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다. 창업은 길게, 오랫동안 유지하면 성공이다. 단기간에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결코 성공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실패해도 타격없을 만큼 투자해야

초도창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시작할 때 투자자금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자금의 전부를 쏟아 붓는 전략은 절대 안 된다. 창업에 투자하는 자금이 없어도 자신이 살아가는 데 크게 지장이 없는 선에서 투자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이것을 방해하는 것이 ‘체면’이다.

20~30대가 창업할 때는 주변 인식과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계획한 대로 추진한다. 하지만, 40~50대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의식하게 되고, 처음부터 규모를 키우려고 한다. 결국,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커지다보니 오래갈 수 있는 동력을 잃게 된다.

창업은 누가 방해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내 일자리를 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창업을 통해 오랫동안 내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성공적인 창업이다.

창업은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하는 새로운 일이다.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가 철저할수록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준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준비는 ‘실전경험’이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준비과정이다.

커피전문점 창업을 희망하는 중장년 예비창업자들이 많다. 그래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다. 하지만, 바리스타가 하는 일은 커피전문점에서 한 달만 일해도 배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커피에 대한 공부다. 커피가 무엇인지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져야 한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성공한 사업가’가 아니라 ‘성공했던 사업가’다. 대구의 한 음식점 사업은 4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 매출이 1억원이고, 재산이 700억원에 달한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도 많이 한다. 김우중 회장과 이 식당주인 중 누가 더 성공한 사업가인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시대가 왔고, 또 그래야 한다.

성공창업 위한 기본 요소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자신만의 생존방식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창업시장의 향방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새싹이 온갖 방해요인을 극복하고 큰 나무로 자라나듯, 창업자도 자신만의 생존방식을 찾아야 한다.

창업에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성공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다. 10명의 창업자가 모두 성공했다면, 10가지의 성공공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래서 창업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다만, 자신만의 성공공식을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것이다. 자신만의 생존방식이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핵심적인 요인이다.

둘째, 분명한 타겟을 정해야 한다. 타겟도 없이 창업하는 경우도 많다. 분명한 타겟이 없이 불특정 다수 모두에게 팔려고 하기 때문에 상황이 어려워진다.

셋째, 자기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 나무에서 자라는 꽃을 보자. 처음 꽃을 피운 뒤 자기만의 색깔을 입힌다. 다른 꽃잎들이 똑같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활짝 잎을 피운다. 다른 꽃들도 활짝 필 때쯤 꽃잎은 떨어진다. 떨어지면서도 바람에 날리고 펄럭거리면서 자신을 끝까지 드러내려고 한다. 존재감을 끝까지 알리는 것이다. 창업자도 자기만의 색깔로 고객들에게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차별화다. 제주도에 한 햄버거 전문점에서는 쟁반만큼 큰 햄버거를 판매한다. 이 햄버거는 2~3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만큼 양이 많다. 제주도민들은 이 햄버거 전문점을 이용하지 않는다. 양이 많기 때문에 이용하지 않는다. 대상 고객은 관광객이다. 제주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다섯째, 자부심이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하는 일에 스스로 당당하게 자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부심만 있다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어느 식당에 가더라도 장사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고객의 옷차림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누가 파는 사람이고, 누가 사는 사람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창업자라면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창업자, 그 사람이 모든 것 좌우

창업의 4요소는 △아이템 △상권 △자본 △사람(창업자)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다른 3가지 요소가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좋지 않다면 그 창업은 끝이다. 반대로, 3가지 요소가 아무리 좋지 않아도, 사람이 준비돼 있다면 그 창업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창업은 순환구조를 갖는다. 창업자가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은 창업자에게 돈을 지불한다. 상품과 서비스를 1회 제공하고 그 대가로 1회만 돈을 받는다면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이 관계를 지속적으로 순환시키고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속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창업자가 좋아하는 아이템이어야 한다. 거꾸로 돈 되는 아이템을 찾더라도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이 관계가 지속되도록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줘야 하며, 심지어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에 중독돼야 한다.

창업 아이템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젊은 창업자라면 ‘하고 싶은 일’을 아이템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중장년 창업자는 ‘잘 하는 일’을 아이템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조급불안감 이겨내야 성공

창업자가 반드시 버려야 할 2가지가 있다. 조급함과 불안감이다. 조급하고 불안하면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 집중하게 되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현재의 불안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또 다른 일을 도모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조급하고 불안하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창업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12345법칙을 소개한다. 1은 일이다. 일이 있어야 한다. 2는 내게도, 남에게도 이로운(利) 일이어야 한다. 3은 ‘삼삼하게’ 일하는 것이다. 4는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것이며, 5는 오우(Oh!), 인생의 승리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