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도로 즐기는 한탄강. 관광객들이 제법 많다. 사진=함영이

[시니어신문=함영이 기자] 효도여행 대표 관광지로 유명한 중국 장가계, 코로나19 탓에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입니다. 5월의 장가계는 이미 한여름이지요. 장가계를 경험한 이들의 공감대, “걷다 지치느니, 에어컨 빵빵한 관광버스에서 쉬는 게 좋겠다!”는 푸념이 새롭지 않은 이유입다. 중국 장가계라면, 대한민국 강원도 철원 부럽지 않습니다. 장가계 못잖은 대한민국 강원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순담주차장과 드르니주차장 2곳서 입장

홍보전단지 교통안내. 사진=함영이

강원도 철원군 한탄강 주상절리 잔도(棧道, 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을 매듯이 하여 만든 길, 나무위키)’는 서울 기준,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장가계처럼 잔도를 걸으며 한탄강의 그림같은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한탄강 절벽과 절벽 사이 걸쳐진 다리, 잔도는 거리가 3.6km로 누구나 탐내 볼 만하다. 2021년 11월 개장, 문을 연지 1년도 않됐지만, 어느새 입소문 나 20만 명 훌쩍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이다.

강원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철원군 갈말읍 드르니주차장과 순담주차장 두 곳에서 출발할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왕복할 수도 있으나 편도로만 이용할 경우에도 양쪽 주차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가 다니므로 편리하다. 입장료는 1만원. 그중 오천원은 지역상품권으로 받을 수 있어 양 출발지점에서 팔고 있는 철원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철원동송 시외버스미널, 신철원 시외버스터미널, 와수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이용하며 기차는 백마고지역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어디서 이용하든 10개의 쉼터와 13개의 다리를 걸으며 강 건너로 펼쳐지는 주상절리와 다양한 모양의 바위와 모래사장을 음미할 수 있다.
첫 방문지가 될 순담계곡과 드르니 쉼터는 독특한 개성으로 관람객의 첫눈을 사로잡는다. 순담계곡은 화강암 바위로 이루어져 잔도길에서 감상하면 익숙하면서도 신비한 풍경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드르니는 들르다는 뜻의 순우리말.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날 당시 이곳을 들렀기 때문에 드르니쉼터로 이름을 붙였다. 드르니는 스카이전망대가 있어 화강암절벽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이색경치와 만나는 기쁨

철원 한탄강주상절리길의 이색경치도 새롭다. 암석과 지층이 움직임으로 인해 서로 어긋나면서 생긴 틈을 단층이라 하는데 이런 단층을 이곳 단층교에서 잘 볼 수 있다.
돌단풍 쉼터는 주장절리와 바위틈에서 자라는 돌단풍을 만날 수 있는 곳. 잔잔하게 피어있는 단풍은 주상절리만큼 독특하다. 2번홀교는 한탄강CC골프장의 2번 홀에서 골프공이 날아온다고 이름 붙여졌다. 다리위로 보호망이 쳐져있는 이유이다. 동주황벽쉼터는 철원의 옛 이름 동주에서 따왔으며 검은색 아래쪽과 황토색 위쪽이 햇빛을 받으면 황토빛으로 물들어 황벽으로 이름지어졌다.

쌍자라바위교에서 본 이색적인 풍경. 사진=함영이

이색적인 바위와 풍경도 즐거움을 더한다. 쌍자라바위교는 밝은 색의 화강암과 어두운색의 현무암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계절마다 피는 꽃이나 녹음으로 다양한 표정을 만든다.
주상절리교는 이름그대로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 용암이 한탄강을 따라 남쪽으로 흐르면서 형성됐다. 화강암교는 다리 아래로 모래가 해변을 연상하게 하며 독특한 문양도 만들어 눈을 즐겁게 한다. 화강암이 가로로 깨진 수평절리를 보는 맛도 감탄을 자아낸다.

주상절리 위로 쏟아지는 폭포. 한탄강수량의 비밀이다. 사진=함영이

“교통도 좋고 쉼터도 많다”
오전 9시부터 문을 열며 오후3시까지는 입장해야 마음 편하게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10곳의 쉼터에서 쉴 수 있어 노약자들도 완주가 가능하다.
포천-세종간 고속도로 등 한탄강 인근 도로가 잘 닦여 접근성이 좋아졌다. 가는 길에는 유명세가 더해진 맛집들도 많이 들어섰다. 인근 관광지도 많아 시간이 남으면 몇 곳 더 감상할 수 있다.
최근 한탄강 주상절리 잔도를 다녀온 50대 안경옥(서울 중랑구)씨는 “평소 다리와 허리가 좋지 않아 힘든 길은 어려웠는데 한탄강주상절리길은 곳곳에 쉴곳이 있어 절경을 감상하며 걷기 편안했다”며 “힘들이지 않고 절경을 볼 수 있어 주위에 추천을 많이 해줬다”고 했다.

화강암이 가로로 깨진 수평절리. 사진=함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