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주지영 기자] 문화콘텐츠유통협동조합은 조합 소속 가수인 문진오가 의암 손병희 선생 순국 100주년 기념 서사 콘서트 ‘독립운동가의 노래’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사 콘서트로 새롭게 구성한 이번 콘서트는 3·1절을 하루 앞둔 2월 28일 오후 6시 30분에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정신을 조명하기 위해 열린다. 특히 1919년 3·1운동의 주역이었던 의암 손병희 선생의 순국 100주년을 기념한다.

민중 가수 문진오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 가수로, 오랫동안 약자의 편에 서서 인권과 평화, 정의를 주제로 활동했다. 그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음반 ‘독립운동가의 노래’를 발표했다. 여운형, 장준하, 김알렉산드라, 궈오설, 황병학 등 일제 강점기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노래해 왔다.

2019년 발표된 ‘독립운동가의 노래’ 음반에 이어 두 번째 음반을 제작 중인 가수 문진오는 이번 서사 콘서트 ‘독립운동가의 노래’에서 총 17곡의 노래를 무대에 올린다. 그는 이중 독립운동가 11명의 어록과 삶의 행적을 바탕으로 작사, 작곡된 곡들과 동학, 3·1운동, 분단, 4·19 등의 뼈아픈 역사를 시로 쓴 시인의 시로 만든 곡들이며 ‘겨레의 가슴 손병희’, ‘껍데기는 가라’, ‘광야’, ‘서시’ 등을 이번 공연에서 최초로 발표한다.

◇천도교중앙대교당, 독립운동가들의 역사적 공간

지난해 건립 100주년을 맞은 천도교중앙대교당은 3·1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 자금 동원의 원동력으로서 천도교 중앙대교당의 건립 과정은 주목할 만하다. 천도교중앙대교당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산실이었으며 이곳에서 수많은 민중이 집회를 열고, 독립 의지를 다진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이곳에서 공연을 개최하게 됐다.

백범 김구 선생은 환국 후 천도교 대교당을 찾아 “천도교가 없었다면 중앙대교당이 없고, 중앙대교당이 없었다면 상해임시정부가 없고, 상해 임시정부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독립도 없었을 것이외다”란 말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교당의 건립 자금이 3·1운동 및 독립운동 자금으로도 사용됐다는 사실은 독립운동 재판 기록에서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의암 손병희 그리고 독립운동가의 노래들

천도교중앙교당의 건립은 3.1운동으로 지체됐다가 1921년 2월이 돼서야 준공됐다. 의암 손병희 선생은 3·1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투옥해 1921년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영결식은 살아 생전 보지 못한 완공된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거행됐다.

의암 손병희 선생을 비롯한 민족대표 33인은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 삼창 후 체포됐다.

이번 공연에서 발표하는 ‘겨레의 가슴 손병희’(신채원 시)는 태화관에서 만세 삼창을 한 손병희 선생이 탑골공원의 청년들에게,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다음 세대에 남기고자 했던 말을 상징한다.

이 노래를 불러주게 끝까지/마지막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마지막 한 순간에 이르기 까지(중략) 다 같이 하나되어 평화의 만세를 부르시게/대지를 일으킨 평화의 함성/맨주먹이었으나 빈손은 아니었네/독립, 독립, 독립(후략)

◇동학에서 분단에 이르는 민족의 수난사 노래에 담아

19세기는 ‘민란의 시대’라고 불린다. 조선사회 내부의 모순을 둘러싼 제반 갈등이 심화돼 민중운동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19세기 후반은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으로 조선사회의 해체와 갈등이 한층 급격하고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사람과 생명의 가치와 존엄을 앞에 세운 ‘인내천’ 사상의 동학을 받아들인 농민들은 폭정과 외세의 침략에 대항하는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다.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동학농민혁명은 참혹한 패배로 끝났지만, 사람이 곧 하늘인 세상을 꿈꿨던 민중의 열망은 의병을 일으키고, 독립운동으로 이어나가 민주주의 시민운동의 기반이 됐다.

◇기억, 역사가 되다

기억은 ‘이후 세대’들의 책임이다. 지나간 과거에 대한 망각은 기억의 부재에서 온다. 1919년 3·1운동 당시 만세를 부른 민중과 그들을 기록해 역사에 남긴 사람들과 그들을 기억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한 사람들이 있었다. 연구자는 학술적 성과로, 정치가는 정치로, 예술가는 무대에서 역사를 기억하는 책임을 다한다.

가수 문진오는 노래로 역사 앞에 정직한 노래를 부르며 기억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서사 콘서트 ‘독립운동가의 노래’는 2022년의 역사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일제강점기 이곳에서 집회를 열고, 엄혹한 시대 속 민중의 책임을 다하고자 목숨 바쳐 독립운동을 펼친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편 이번 문진오 서사 콘서트 ‘독립운동가의 노래’는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의 특별 출연으로 무대를 함께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만 입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