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주지영 기자]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7명이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노후준비지원법’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후준비지원법은 저출산․고령화라는 거대한 사회 변화에 대응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과 세대 통합, 공존의 사회구현을 목표로 제정된 법이다. 이 법에 따라 범부처가 국민의 노후준비를 지원하기 위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국민연금공단이 관련 사업을 전담한다.

‘노후준비지원법’은 국민이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후생활에 필요한 준비와 지원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이 국민들의 노후준비를 어떻게 뒷받침할지 구체성이 떨어져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노후준비지원법이란?

노후준비지원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은 중앙행정기관장과 협의해 5년마다 노후준비 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법이 정한 ‘노후준비’란 노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빈곤, 질병, 무위, 고독 등에 대해 사전에 대처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노후준비서비스’란 재무, 건강, 여가, 대인관계 등 분야별로 적절한 노후준비를 위해 제공하는 진단, 상담, 교육, 관계기관 연계나 사후관리 등을 말한다.

이 법은 노후준비 지원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국가노후준비위원회를 두고, 국민연금공단에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 운영하도록 했다.

국가노후준비위원회는 기본계획을 비롯해 노후준비지표, 정부와 민간의 역할분담이나 정책조정, 노후준비서비스 제공 등 총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는 노후준비서비스 제공자 양성, 관리를 비롯해 조사, 연구, 교육, 홍보, 프로그램과 교육과정 개발해 보급하는 등 실무를 담당한다. 각 시군구 단위별로 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도 설치하도록 했다.

노후준비지원법 배경, 성인 75% 노후준비 부족

노후준비지원법이 제정돼 시행된 배경에는 지속적인 기대수명 증가로 인해 생애주기에서 노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퇴직 이후 삶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비붐세대의 대량 퇴직이 시작되고 있는데도 노후준비나 노후설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여전히 준비 안 된 노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중고령인구가 폭증하는 만큼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앞으로 매우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노인빈곤률은 49.6%로, OECD 평균인 12.6%보다 3배나 높아 최고 수준이다. 노부모 부양의식 약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충분한 준비 없이 은퇴할 경우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실제 퇴직연령은 50세 전후인 반면, 기대수명은 81.3세로 늘어나 퇴직 후 30~40년의 여생을 보내야 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85%가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20세 이상 성인의 74.7%는 은퇴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노후준비지원법, 2015년 말부터 시행

노후준비가 매우 허술한 데다, 재무적인 영역에 쏠리고 있어 국민 개개인의 노후준비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이에 따라 체계적인 노후준비서비스 제공을 통해 재무를 비롯해 건강·생애경력·여가·대인관계 등 노후준비를 지원, 고령사회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후세대 재정부담 완화하자는 차원에서 노후준비지원법이 제정됐다.

보건복지부는 노후준비지원법이 제정되기 이전인 2008년부터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노후준비지원센터(행복노후설계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진단지를 활용해 노후준비 정도를 측정하고, 재무․건강․여가․대인관계 등 영역별로 부족한 영역에 대한 상담과 교육 등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해 노후준비를 지원해 왔다.

노후준비지원법 제정은 노후준비를 위한 서비스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노후준비를 개인의 책임에서 개인은 물론 기업, 민간, 정부의 역할분담으로 전환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노후준비지원과 관련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규정하고, 노후준비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미완의 법령

노후준비지원법은 조직구성과 역할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실제로 국민들의 노후준비를 어떻게 지원할지 구체적인 시행계획이나 방법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노후준비지원법에는 보건복지부가 주축이 돼서 국민의 노후준비를 지원해야 하고, 이를 위해 국가노후준비위원회와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 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를 설치한다는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노후준비지원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도 각 조직의 지정과 운영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규정돼 있지만, 국민들에게 지원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시행령에 규정된 노후준비 지원사업은 노후준비 실태조사, 관련 통계 생산, 노후준비지표 개발, 노후준비 종합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영, 외국동향 조사가 전부다.

노후준비지원법은 국민의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매우 중요한 목적을 갖고 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법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지적한 언론보도조차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너무도 허술한 노후준비지원법

국민의 노후를 제대로 지원하려면, 현실 상황을 제대로 반영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법령부터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법제연구원 입법평가연구에 따르면, 현행 노후준비지원법의 가장 큰 문제는 재무 영역에 특화된 기관이 건강․여가․대인관계 등과 같은 비재무를 포괄하는 노후준비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란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재무 상담을 중심으로 한 것이며, 적용대상도 국민연금 가입자와 가입자였던 국민에 한정되는 한계가 있다.

또한, ‘노후준비지원법’의 내용이 현실에서 효과적으로 노후준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사안들을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손꼽힌다. 기본계획에 대한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시행계획 또는 실천계획에 관한 근거 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특히, 노후준비서비스의 정책적 목표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노후준비지원서비스가 제공될 것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실질적인 노후준비지원 방안 수립해야

국민들의 노후준비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정책방향 설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노후준비지원법을 대폭 수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쟁 노후준비지원법 제6조는 보건복지부가 노후준비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주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법제연구원은 이 조항부터 삭제하고 시행계획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노후준비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서비스 제공자 양성이나 교육기관을 현행과 같이 공공기관으로 제한하지 말고, 관련 업무수행 경험이 있는 다른 관계 전문기관이나 민간단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법제연구원은 “국민들이 성공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후준비서비스의 확대 방향을 제시해 전 세대의 재정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노후준비지원법과 대국민서비스 공급의 효율적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노후준비서비스의 효율적 전달체계와 인력양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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